홍콩 ELS 과징금, 두 달 넘게 표류…감경 폭·패소 부담에 당국 '장고'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1일, 오전 05:00

사진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5.9.8 © 뉴스1 임세영 기자

금융당국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 관련 과징금 제재 결론이 두 달 넘게 미뤄지고 있다. 추가 감경 폭 산정과 잇단 소송 패소 부담까지 겹치며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들어 지난 1일과 15일 두 차례 정례회의를 열었지만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 안건을 모두 상정하지 않았다.

이달 남은 회의는 오는 29일 한 차례뿐이다. 안건이 상정되더라도 최종 결론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건이 끝내 상정되지 않을 경우 결론은 내달로 넘어간다.

당초 금융감독원이 산정했던 과징금은 4조원 규모로 1차 제재심에서 2조 원으로 감경됐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이를 1조 4000억 원 수준까지 낮춰 과징금 제재안을 금융위에 넘겼다.

금융위는 추가 감경 폭을 놓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사후적인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의 50% 이내에서 감액이 가능하다. 사전 예방 노력 등 추가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75%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문제는 어느 쪽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감경 폭을 크게 가져가면 '솜방망이 제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안은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발생한 대표적인 대규모 불완전 판매 사례인 만큼 과징금을 추가로 감경할 경우 제도 취지와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대규모 과징금을 확정하기도 부담스럽다. 은행은 불완전판매로 과징금이 발생하면 해당 금액의 약 6~7배를 위험가중자산(RWA) 운영리스크에 수년간 반영해야 한다. RWA가 늘어나면 보통주자본비율이 줄어 대출 및 투자 여력이 감소한다. 결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과 정면으로 부딪치게 된다.

최근 잇단 패소도 당국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가 제기한 징계 취소 소송과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관련 제재 불복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했다.

은행권은 자율배상 노력이 반영돼 과징금 규모가 추가로 낮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1조원대 과징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확정된 후 구체적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토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경 수준과 정책 방향성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홍콩 ELS 제재 결론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 기간 늦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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