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최지환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국내 주요 기업들의 고용 구조가 빠르게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대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유연성 확보를 위해 활용해 온 파견 및 용역 등 '소속 외 근로자' 규모가 뚜렷하게 감소하면서 법 개정의 영향이 산업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고용형태 정보를 공시한 432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 사이 기업들의 고용 지형은 크게 변화했다.
전체 근로자 수는 2023년 163만 6571명에서 2025년 168만 2397명으로 2.8% 소폭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은 정반대의 궤적을 그렸다.
조사 결과 소속 외 근로자 수는 2023년 72만 4331명에서 2024년 73만 402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법안이 공포된 2025년에는 66만 4845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2년 사이 감소 폭은 8.2%에 달한다. 이는 노란봉투법의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고 실제 통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법 제2조를 통해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해 원청 기업에도 하청 노동자와의 단체교섭 의무를 부과하고 제3조를 통해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속 외 근로자에 대한 법적 책임과 관리 리스크가 비약적으로 커진 셈이다. 이 법안은 2025년 8월 재입법을 거쳐 최종 통과됐으며 지난달 10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업종별로는 외주 의존도가 높았던 전통적인 제조 및 건설업을 중심으로 인력 재편이 두드러졌다.
건설·건자재 업종은 소속 외 근로자가 2023년 21만 2239명에서 2025년 16만 2538명으로 23.4%나 감소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반면 소속 근로자 감소는 3.7%에 그쳐 외주 인력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631.5%), 현대건설(409.5%) 등 일부 건설사는 여전히 외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석유화학(-34.8%)과 2차전지(-33.5%) 업종 역시 소속 외 근로자가 급감했다. 특이한 점은 2차전지 업종의 경우 소속 근로자는 8.8% 증가했지만 소속 외 인력만 줄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 외주 인력을 직접 고용하거나 아예 공정 자동화 등으로 대체했다는 의미다. 철강 업종에서는 포스코가 2025년 기준 1만 4755명의 소속 외 근로자 중 절반가량을 직고용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고용 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반면 택배와 물류를 중심으로 한 운송 업종은 거꾸로 가는 흐름을 보였다. 소속 외 근로자가 11.8% 늘어나며 소속 근로자 증가율(2.3%)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한진은 소속 근로자 1616명 대비 소속 외 근로자가 1만 2426명으로 비중이 무려 768.9%에 달해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외주 의존도를 보였다. CJ대한통운 역시 소속 외 인원이 13.1% 늘어나는 등 물류 업계의 인력 구조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소속 외 근로자를 활용하는 분야를 분석한 결과 여전히 본업보다는 주력 외 업무에 집중돼 있었다.
주요 업무를 공시한 316개 기업 중 소속 외 근로자가 본업인 주력 업무만 수행하는 경우는 8.2%에 불과했다. 약 67%에 달하는 212개 기업은 청소, 운전, 시설관리, 일반 사무 등 비핵심 영역에 외주 인력을 배치하고 있었다.
k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