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 자사주 전량 소진…야놀자, 지배력 더 커졌다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1일, 오전 06:30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올해 2월 야놀자의 기습적인 지분 매집으로 시작된 모두투어(080160)의 '불안한 동거'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역대급 현금·현물 배당이 마무리되면서 모두투어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야놀자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라는 거대 포석과 모두투어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맞물리며 전통 여행사의 '방어막'이 사실상 해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두투어 자사주 '0주'…경영권 방어 유연성 상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두투어는 지난 1월 이사회에서 결정했던 자기주식 55만 1437주에 대한 현물배당 처분을 최종 완료했다. 이로써 모두투어가 직접 보유하거나 신탁계약 등을 통해 보유했던 자사주는 '0주'(0.00%)가 됐다.

앞서 3월 초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자사주 13만 674주를 처분하며 의결권 있는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섰던 흔적이 역력하지만, 결과적으로 대규모 현물배당을 통해 남은 자사주 물량까지 전량 소진하며 추가적인 방어 카드를 잃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가 불안할 때는 보통 자사주를 꽉 쥐고 있기 마련인데, 이걸 배당으로 다 썼다는 건 경영권 방어 수단을 사실상 포기했거나 대응력을 상실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며 "주주환원이라는 명분이 역설적으로 모두투어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건드린 결과가 됐다"고 분석했다.

서울 중구 모두투어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1.4 © 뉴스1

4거래일 만에 최대주주…창립 이래 초유의 사태
야놀자의 지배구조 장악은 2월 초 단 4거래일(2~5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야놀자는 모두투어 주식 171만 2525주를 장내에서 집중 매수하며 지분율을 14.44%(272만 9903주)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기존 최대 주주인 우종웅 회장의 개인 지분(10.92%)을 단숨에 추월한 수치다. 단일 법인이 창업주를 제치고 주주 명부 맨 윗자리에 올라선 것은 모두투어 창립 이래 유례없는 사건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모두투어의 '방어력 상실'이 야놀자에 기회를 열어줬다는 평가다. 모두투어는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대신 '자기주식 현물배당'을 결정했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일 기회를 놓치게 만들고 야놀자에는 저가 매집과 지분 확대의 길을 열어준 꼴이 됐다.

나스닥 상장 포석…'완성형 여행기업' 몸값 극대화
업계에서는 야놀자의 이러한 행보가 궁극적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인터파크를 인수하며 항공과 공연 분야의 강력한 물량(인벤토리)을 확보하고 놀유니버스 등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한 야놀자에 모두투어의 오프라인 패키지 인프라는 기업 가치(밸류에이션)를 극대화할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야놀자는 이번 현물배당을 통해 별도의 자금 투입 없이 3만 5214주를 추가 확보하며 지분율을 14.63%까지 높여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테크 기업을 표방하는 야놀자가 전통적인 오프라인 여행 자산을 품게 될 경우 상장을 앞두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완성형 여행 기업'(O2O)으로서의 몸값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모두투어의 취약한 지배구조는 야놀자의 장악력을 높인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사장으로 취임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한 우준열 사장은 경영 전면에 있으나, 개인 지분율이 0.20%에 불과해 외부 공세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라는 방어막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우 사장 측이 외부 우군 확보를 통해 경영권을 지켜낼지, 아니면 상장을 앞둔 야놀자와의 실질적인 경영 통합 단계로 나아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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