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과세할 준비, 아직 미흡하다"[코인과세 좌담회]③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1일, 오전 07:37

[진행=이정훈 디지털자산센터장, 정리=정윤영 기자] 이데일리는 지난 17일 서울시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데일리가 지난 17일 개최한 정책 좌담회에서 황석진 동국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이날 좌담회에는 한국조세정책회장을 맡고 있는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교수, 한국세무학회 부회장이자 한국회계학회 가상자산위원장이기도 한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인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함께 했다. 다음은 좌담회 전문.

-설령 다 동의해서 가상자산 과세를 한다고 했을 때 과연 당장 현실적으로 제대로 과세 대상을 포착해낼 수 있느냐는 문제인데, 과세당국의 준비 상황이 어떻다고 보는가.

△황석진=기술적인 부분은 국세청에서 거의 6년 가까이 기다렸고 준비도 상당히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국세청이 모든 과세 준비를 다 끝냈는가라고 묻는다면, 다 끝났다라고 답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코인을 사고 파는 것 외에 에어드롭이나 스테이킹 등 여러 수익행위가 있는데, 지금 과세기준은 그냥 양도와 대여 같은 몇 가지만 돼 있지, 나머지는 거의 기준 정립 자체가 안 돼 있다. 또 개인 간 P2P 거래 등 과세대상을 실질적으로 적발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디테일에 대해 정말 설계가 제대로 잘 돼 있다면 당장 과세해야 하지만, 정 안 된다면 일정을 정해놓고 조금 더 유예기간을 두고 과세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안성희=에어드랍 등과 같은 거래는 이미 활발하게 많이 발생하고 있는 거래인데도 과세당국이 에어드랍에 대해 어떻게 과세할지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어드랍으로 토큰을 취득했을 때 그 기준으로 과세할 것인가, 아니면 이를 양도할 때를 기준으로 과세할지, 취득했을 때 한 번 한 뒤 양도했을 때 추가 과세할 것인지, 아니면 취득했을 때 공짜로 받는 거니 0으로 하고 전체를 과세할 거냐가 나라들마다 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게 정해져 있지 않을뿐더러 과세 시점도 없는 상황이다. 그뿐 아니라 스테이블 코인이나 토큰증권(STO), 실물기반 토큰화자산(RWA) 등도 어떻게 과세할 지 정해진 게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한테 알아서 신고 납부하라고 하면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한 사후에 잘못된 신고 납부내역을 잡아내기 위한 행정비용도 상당히 클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문제들이 다 확립되고 난 뒤에야 과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애초에 기본공제를 아예 확 늘려서 신고 대상자를 크게 줄이거나 하는 식의 혁신적인 개편이 있어야 되지 않나 싶다.

△오문성=과세당국이 지금 당장 가상자산 과세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를 한 번쯤 자문해 봐야 한다. 입법당국이나 과세당국도 가상자산에서 개인간(P2P) 거래가 상당하는 걸 모르지 않을 것이고, 바이낸스와 같은 해외 코인 거래소에서 상당량 거래되고 있다는 것도 알 것이다. 또한 모두가 얘기한대로 에어드랍 등 여러 거래 방식이 있다는 것도 알텐데 당국은 이 모두에 대해 과세할 자신이 아직 없다. 결국 이는 당장 준비된 영역에서만 과세하겠다는 얘기인데, 그렇게 되면 세금을 피해 도망가게 돼 있고, 엔지니어들도 그런 수요에 맞춰 세금을 회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소액이 아닌 100억원, 200억원씩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자산가들은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시장으로 다 빠져나갈 것이다. 국세청이 이런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이 모든 거래 유형들에 과세할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자신할 수 없으면 시작하지 말라는 얘기다. 혹자는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과세를 시작해서 차츰 넓혀가자고 하는데, 이는 시장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그런 식으로 세금을 매긴다면 과세 안정이 되겠는가. 전체적으로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과세 환경이 이뤄지고 기술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었을 때 과세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데일리가 지난 17일 개최한 정책 좌담회에서 오문성 경희대 객원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과세당국의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는데엔 모두가 동의하는 것 같다.

△황석진=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디지털자산 거래 정보교환 규정(CARF)에 참여함으로써 56개국의 글로벌 가상자산 세금공유시스템은 거의 완성이 다 됐다. 내년부턴 시행을 앞두고 있어 해외 거래소에서의 거래는 어느 정도 적발 가능하다. 또 해외 거래소가 국내에서 영업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지정해 못하도록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는 준비돼 있다. 또한 특정금융정보법이 개정돼 트래블 룰도 100만원 이상 거래건만 공유하도록 했던 걸 이제 100만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차츰 그물망이 촘촘해지고 있다. 우려하는 해외 거래소로의 자금 이탈 같은 건 어느 정도 대비책이 세워져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일반 납세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단계가 높은 수준의 솔루션이 도입돼 시뮬레이션도 하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당장 시행해야 하는 건 아닌 만큼, 제도 설계를 잘해서 운영의 묘를 살렸으면 좋겠다.

△안성희=일단 신고납부니까 신고납부를 위한 제도가 잘 돼 있는가, 그 다음에 신고납부가 제대로 돼 있냐를 감시하는 세원 포착 시스템이 잘 되느냐가 관건이다. 신고납부의 경우 홈택스처럼 세무 신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걸 미리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둘째는 세원 포착인데, 지금은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사람들의 세금만 포착되는 상황이다. 트래블 룰이 생기긴 했지만, 이걸 적용받는 거래소 간에만 정보가 공유되는 거지 그 외의 정보는 공유가 어렵다. 따라서 개인 지갑 간에 이뤄지는 거래나 트래블 룰 적용이 안 되는 해외 중소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 정보 공유가 안 될 수 있다. CARF 역시 가입하지 않은 나라 거래소에 대한 정보는 확인이 안 된다. 대표적으로 코인 거래규모가 큰 인도만 해도 가입이 안 돼 있다. 가입돼 있는 국가라도 민간 코인 사업자에게 개인 정보를 일일이 다 받을 수 있을지 법적 다툼도 있는 것 같다. 이 모든 게 실제 내년 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완전하게 세원 포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빈 공간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추가로 제언하자면, 일본처럼 일본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을 일본 거래소에서 거래하면 세율을 20%로 더 낮게 매겨 자국 내로 거래를 끌어 들이는 양성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음성화하려는 거래를 양성화하는 과세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오문성=국내 규제기관들을 보면 가상자산이 국내 시장에만 있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글로벌 자산이라는 데 대해서 좀 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트래블 룰이나 고객확인(KYC) 같은 게 나름대로는 코인을 보내는 곳에서 받는 곳으로, 계좌를 틀 때마다 검사를 다 하지만, 이런다고 해서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 국내 거래소에서 콜드월렛으로 옮기고 P2P 거래로 몇 단계만 다녀도 추적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솔직히 과세하고 싶으면 거래세를 먼저 도입하고 시간을 벌어둔 뒤 공부를 많이 해서 그 다음으로 양도차익 과세를 시작하는 게 낫다고 본다. 특히 지금은 세금을 부과하기 어려운 상황인 게, 현재 코인 투자해서 수익을 낸 사람이 거의 없다. 국내 시장에선 대부분이 100만원, 150만원씩 투자하는데 거의 다 손실이 나 있다. 이걸 가지고 과세한다고 해서 세수에 도움도 안 된다. 타이밍 자체도 굉장히 좋지 않은 시기다. 조세 저항이 심하고 정치적으로도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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