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2025.10.30 © 뉴스1 윤일지 기자
폴란드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의 협상 구도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재진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폴란드 정부 고위 관계자가 기존 우선협상 대상의 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협상 파트너를 변경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면서다.
'우선협상' 흔들리나…사업 판 재편 가능성에 촉각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 차관은 최근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의 최종 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다른 파트너들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협상 구조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가 발트해 방어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대형 해군 전력 증강 사업이다. 3000톤급 잠수함 3척 도입이 핵심이며, 단순 건조를 넘어 유지·보수·운영(MRO)까지 포함된 장기 패키지 사업으로 추진된다. 사업 규모는 최대 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폴란드는 사브를 우선 협상 파트너로 선정하고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협상 대상이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 나오면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사업 구도에 변수가 생긴 것으로 평가된다.
오르카 프로젝트에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방산 강국들이 참여해 경쟁을 벌여왔다. 협상 재개 가능성이 현실화할 경우, 기존 탈락 업체들에도 다시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원팀'을 구성해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했으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당시 한국 측은 가격 경쟁력과 건조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유럽 중심의 조달 구조와 작전 환경 적합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탈락했다.
한화오션 재도전 가능성…CPSP 수주 시 레퍼런스
폴란드 정부가 원점 재검토에 나선다면 한국 업체들의 재도전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특히 잠수함 사업은 건조 이후 장기간 유지·보수 체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조선소의 통합 지원 역량과 실적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측면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일정 부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물론 실제 재진입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잠수함 사업은 단순 상업 계약을 넘어 외교·안보 협력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만큼 정치적 판단과 지역 안보 전략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지 에너지·방산·조선·학계 등과 협력 양해각서(MOU)를 잇달아 체결하며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등 수주 기반 구축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이에 한화오션이 CPSP에서 성과를 낼 경우, 향후 유럽 시장 재진입 시 레퍼런스로 작용할 수 있다. 대형 잠수함 사업 수행 경험과 장기 유지·운영 능력이 입증될 경우 신뢰도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실제로 재개될 경우 한국 업체에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서는 변수들이 많은 사업이라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