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월점에서 소비자들이 대용량 계란과 식재료를 카트에 가득 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품목별로는 대용량 신선식품 매출이 44%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달걀이 59%, 과일이 52%, 축산이 45% 각각 늘었다. 두 판 분량의 60구 달걀, 박스 단위 과일, 1~2㎏ 단위로 판매하는 돼지고기·소고기 등 대단량 상품이 판매 증가를 주도했다. 간편식(HMR) 매출도 40%가량 증가했다. 냉동 편의식이 60%, 만두가 48% 늘었다. 김치·반찬 등 농산 HMR 매출은 85% 급증했고, 쟁여두고 먹기 좋은 500~800g 단위 반찬류는 7배 이상 뛰었다.
가공식품에서도 같은 기간 매출이 36% 증가하며 비축 소비세가 뚜렷했다. 커피·차가 72%, 건강식품이 43% 늘며 장기 보관 품목에 수요가 몰렸다. 비식품 일상용품 매출도 31% 증가했다. 기저귀가 114%, 헬스케어가 90%, 헤어케어가 53% 각각 늘었다. 대용량 화장지와 세제 판매도 증가했다. 가격 경쟁력이 부각된 상품에 소비가 집중되면서 ‘필수·가성비 쏠림’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오프라인 창고형 할인점도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139480) 트레이더스 사업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 60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7% 증가했다. 반면 이마트 전체 사업부 매출은 4조 7139억원으로 1.9% 느는 데 그쳤다. 특히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3월 트레이더스 매출은 31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한 반면, 이마트 전체 사업부 매출은 1조 4302억원으로 1.3% 감소하며 대비를 이뤘다.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 역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트코코리아의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은 7조 3220억원으로 전년대비 1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45억원으로 16.5% 늘었다. 대형마트 업태가 전반적 소비 위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창고형만 독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오프라인 채널의 약세 속에서도 창고형 할인점은 출점도 공격적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2월 마곡점과 9월 구월점을 잇달아 연 데 이어 올 연말 의정부점 출점도 검토 중이다. 2030년까지 매장을 3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코스트코코리아도 지난해 마곡점·평택점을 개점한 데 이어 익산과 청주 출점을 확정한 상태다. 제주점 개점도 추진 중이다. 현재 20개 매장 가운데 12개가 수도권에 존재한다. 앞으로는 지방 출점 확대로 전국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배경에는 장기화하는 고물가·고환율에 따른 불황이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2.2% 올랐고, 외식 물가는 이보다 높은 2.8% 상승했다. 수입 물가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은행의 ‘3월 수출입물가 지수’를 보면 원화 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대비 16.1%, 전년동기대비 18.4% 각각 올랐다. 가계가 지갑을 닫고 대용량 비축 소비로 돌아선 배경인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고물가 기조 속에 창고형 할인점의 대용량 가성비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유독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매장 신규 출점으로 향후 성장세도 기대되고 있어 대형마트와의 격차도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