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중동전쟁 관련 국내 석유·가스 가격 동향, 주요 업종 영향 및 대응 등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31 © 뉴스1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 완화를 한 달 더 허용했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EU(유럽연합) 제재와 대체 공급선 확보 등을 이유로 추가 물량 수주에 소극적인 것으로 정부는 판단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전쟁 대응본부' 브리핑에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한 달 더 유예한 것과 관련해 "처음 제재를 완화했을 때보다 이번에는 (정유사들의) 반응이 더 미지근하다"고 말했다.
양 실장은 "러시아산 원유의 경우 여전히 EU 제재에 따른 보험·선박 리스크가 남아 있어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5월 물량을 중심으로 대체 공급선도 상당 부분 확보된 만큼, 러시아산 도입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나프타 역시 과거 일부 도입 사례는 있지만, 현재는 다양한 공급처와 계약을 분산해 둔 상황이어서 특정 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아니다"라고 했다.
양 실장은 전체 수급 문제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일부 계약 물량이 실제 선적되지 못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유사 입장에서도 어느 범위까지 물량이 유입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산유국들 역시 재고 부담으로 수출 확대 필요성이 큰 만큼, 향후 일부 물량이 한꺼번에 유입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확정적인 대체 물량으로 보기에는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쿠웨이트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고객사에 원유 및 정제 제품 선적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쟁 이후 호르무즈 봉쇄로 쿠웨이트산 원유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통제할 수 없는 사정으로 공급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계약 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면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다.
양 실장은 "전날(20일) 저녁 기준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일부 국내 정유사가 쿠웨이트 측으로부터 불가항력 선언을 통보받기 시작했다"며 "이번 선언은 생산 설비 문제라기보다 4월 선적 계약 기한이 도래하면서 계약 절차상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에도 추가 물량에 대해 불가항력 선언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7일 원유를 선적한 국내 선박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홍해를 통해 한국으로의 운송을 시작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처음으로 우회로인 홍해를 통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하는 사례다.
이와 관련해 양 실장은 "국적선사가 홍해 루트를 이용하기 시작하고, 대통령 특사단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의를 통해 원유 추가 도입 물량에 대한 약속을 한 만큼 향후 대체 물량 수급의 주요 경로는 홍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