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모습 (연합뉴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여수세관은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간 한화솔루션, LG화학, GS칼텍스, 롯데케미칼, 한국바스프 등 주요 석화업체 5개사를 대상으로 현장방문을 진행했다.
이번 점검은 중동 상황 장기화로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사업 현황을 파악하고 현장의 애로를 직접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순 점검을 넘어 기업별 대응 전략과 위기 타개 방안을 함께 점검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여수세관은 현장 방문을 통해 △중동 리스크에 따른 기업 대응 현황 △수출입 통관 과정에서의 애로사항 △관세행정 관련 규제 및 제도 개선 필요사항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별 애로사항을 정리해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부도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석화업계 구조개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부가 이날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공포·시행하면서 사업재편을 뒷받침할 지원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행령에는 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의 규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 특례가 담겼다. 우선 법인을 분할하거나 신설하는 경우 등기 절차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석유 수출입업 등록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해 사업재편 속도를 높였다. 화학물질 등록 역시 기존 법인의 내용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간주해 별도 절차 부담을 줄였다.
환경규제도 일정 부분 완화된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운영 지속 여부가 불확실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해서는 방지시설 설치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하고, 법인 분할 시에도 불가피한 경우 기존 허가 배출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거래 규제 역시 예외가 적용된다. 사업 재편 승인기업 간 정보 교환과 공동행위에 대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정거래법 특례를 부여해 구조개편 과정에서의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R&D) 기술료 감면, 고용지원 우선 대상 선정 등 재정·인력 측면 지원 근거도 마련됐다.
이 같은 정책 지원과 맞물려 여수산단 구조개편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주요 기업들이 지난달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제출하며 본격적인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대산산단에 이은 두 번째 대형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핵심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용량·설비 조정이다. 여천NCC는 여수 2·3공장 폐쇄 등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크게 축소하고, 롯데케미칼 여수NCC는 분할한 뒤 여천NCC와 통합하는 방식으로 효율화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여수산단 전체 에틸렌 생산 규모는 기존 대비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동시에 범용 중심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원가 부담과 공급망 리스크 대응이 시급하지만, 동시에 사업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경쟁력 회복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현장 지원과 제도 정비가 병행되면 구조개편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