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제작한 KTX-이음. (현대로템 제공)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업들의 에너지 저감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10분 소등'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하며 탄소 중립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험 대신 데이터…'운행·장비' 효율화로 낭비 줄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절감의 첫 단계는 단연 '운행 최적화'다. 숙련공의 경험에 의존하던 영역을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대체하며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철도 분야에서는 현대로템이 최근 개발한 지능형 에너지 절감 열차 자동제어 시스템(IEOS)이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열차가 운행되는 노선의 경사, 곡선 구간, 정차 패턴 등을 반영해 구간별 최적 속도를 자동 설정하고, 불필요한 가·감속을 줄인다. 그 결과 KTX-이음 열차에 적용한 실증 시험에서 최대 12.2%의 전력 사용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장비 자체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있다. HD건설기계의 차세대 굴착기 'HX320'은 전자식 유압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 부하에 따라 유압 출력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여기에 저회전 고효율 엔진을 적용해 기존 장비 대비 연비를 약 25% 개선했다. 연간 1500시간 가동 시 약 660만 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는 수치다. 단순한 장비 성능 개선을 넘어 운영 비용 절감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제조업에서도 공정 단위의 에너지 절감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공장 전반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제조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9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진행한 중형가스 운반선 명명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연료까지 바꾼다…'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가속
근본적인 변화는 연료 자체를 바꾸는 데서 나타난다. 기존 화석연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가 전환되는 흐름이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을 건조하며 '무탄소 항해' 시대를 열었다. 암모니아는 연소 과정에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 등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탄소 국경세' 등 새로운 무역 장벽을 넘기 위한 필수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운행, 장비, 공정, 연료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절감 방식이 다층적으로 확장되면서 산업 전반의 체질도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개선이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생산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명확하다. 고유가와 저성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익 창출 수단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에서 에너지 효율은 곧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결국 에너지를 덜 쓰는 기술이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flyhighr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