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3.8만 참석 예고에 휴가 속출…삼성전자 반도체 가동 '비상'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2일, 오후 04:12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17 © 뉴스1 김도우 기자


집회 참석을 안 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결의대회에 불참 계획인) 직원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겠죠. 회사 입장에선 반나절이기는 하지만 결의대회 참석자, 휴가 사용자 등 수만 명의 직원이 현장에서 빠지는 것이니 업무에 차질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삼성전자(005930)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세 과시 성격인 투쟁 결의대회 예고에 비상이 걸렸다. 3만 8000명 이상의 직원이 23일 오후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비조합원들은 노조 눈치를 보느라 휴가 등을 내면서 필수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노조의 집단행동이 현실화하면서 삼성전자 안팎에선 '자기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과급 인상이 노조의 목적인 데 파업으로 30조 원의 손실이 나면 결국 성과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를 향해 사측과 조속한 합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DS 직원 7만명대인데 결의대회 3.8만명 참석…노조 눈치 보는 직원도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에 '23일 집회 관련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 업무 수행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공문을 통해 "20일 발송 공문을 통해 23일 집회 당일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 업무 수행이 어려운 부서를 안내하면서 부서별 필요 인원 규모도 17일 발송 공문에 표기한 필요 인원보다 축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합에서 검토 중인 안전보호시설 유지·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근무자 규모와 관련해 집회 당일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 인력 부족으로 인적 물적 큰 피해를 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게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조치는 결의대회로 인해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조는 3만 8637명의 조합원이 결의대회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의대회 참석 인원은 당일 더 늘 수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 8881명(지난해 말 기준)의 약 30% 규모다. 결의대회에는 전체 규모가 7만 명대인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 부문의 참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집회 참석이 아닌 이유로 휴가를 내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비조합원들이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휴가를 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에서 파업에 불참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해선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으니 비조합원은 불안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럴 바에는 차라리 눈에 안 띄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연차를 쓰는 인원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추후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23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대거 결원이 발생하게 되면서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루 정도는 결원이 많아도 버틸 수는 있겠지만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파업이 이뤄지면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30조 손실 으름장 노조의 자기모순…결국 성과급 축소로 이어질 수도

삼성전자 노조가 23일 대대적인 세 과시에 나서기로 하면서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조는 파업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예상 손실 규모에 대해 약 30조 원으로 예상한다.

이를 두고 노조의 행보가 자기모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 직원들의 성과급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배분을 요구 중이다. 이에 노조를 향해 사측이 제시한 안을 수용, 조속한 합의를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시스템LSI·파운드리(Foundry) 사업부에 퍼주자고 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질질 끌고 올 일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하이닉스도 10%인데 그냥 영업이익 10%로 (성과급 지급 규모를) 합의해도 좋을 것 같다"고 썼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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