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돼도 버젓이 영업, 미신고 해외 코인거래소 못 막는다 [only 이데일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후 04:24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다수의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국내 시장에 우회 진입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차단 조치는 이뤄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통제는 어려운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KCEX 거래소 앱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애플 앱스토어·KCEX)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미신고 영업행위로 적발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KCEX는 현재도 국내 IOS 기반 앱(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설치가 가능한 상태다. 반면 구글플레이에서는 거주지역 기준 설치가 제한된 상태다.

금융정보분석원(FIU)는 당시 해당 거래소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인터넷 사이트와 모바일 앱 접속차단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KCEX 등 일부 해외 거래소는 여전히 글로벌 앱스토어라는 우회 경로를 통해 국내 이용자와 접점을 유지하며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FIU 관계자는 “수사 의뢰를 진행한 건에 대해서는 앱스토어 측에 삭제를 요청하고 있으며, 일부 거래소 앱은 내려가기도 했다”며 “수사 의뢰가 이뤄진 사안에 대해서는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FIU는 빙엑스(BingX), QXALX 등 일부 거래소에 대해 수사 의뢰와 함께 인터넷 사이트와 앱 삭제를 요청했고, 이는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이렇듯 국가 차원의 차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 영업을 이어가는 거래소들이 나오면서, 글로벌 플랫폼이 자체 기준을 마련해 대응에 나서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월29일부터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가 구글플레이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FIU로부터 가상자산 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도입했다.

그러나 해당 방침은 구글이 자율적으로 설정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한계도 분명하다. 실제로 시행 이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내 VASP 라이선스가 없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주요 해외 거래소는 여전히 설치 가능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애플은 별도의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앱 유통을 유지하고 있어 플랫폼 간 정책 차이도 나타나고 있다.

현행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규제는 ‘내국인 대상 영업 여부’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한국어 기반 홈페이지 운영, 국내 이용자를 겨냥한 프로모션, 원화 결제 지원 여부 등이 주요 판단 요소다.

그러나 최근에는 번역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한국어 지원 여부 자체의 의미가 약해지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가 기본값이 된 환경에서 특정 국가를 명시적으로 타깃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규제 적용 경계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한국인을 명시적으로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경우 규제 적용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접근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미국 1위 거래소로 꼽히는 코인베이스의 경우 국내 이용자도 계정 개설과 앱 설치가 가능하다. 이메일과 여권, 영문 주민등록등본 등 기본적인 신원 확인 서류를 제출하면 가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승인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가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2위 거래소인 크라켄은 iOS 환경에서는 앱 설치에 일부 제약이 있지만, 국내 이용자의 계정 개설 자체는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해외 거래소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거래 경로를 관리하는 방식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블록체인센터장)는 “앱이나 웹사이트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해외 거래소는 원화 입금이 불가능한 만큼 국내 거래소에서 트래블 룰을 통해 걸러내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온체인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거래소에서 이상 거래가 발생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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