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Drive]현지 투자 집중하는 사우디 PIF…‘경제 다각화’ 속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후 08:04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가 ‘국내’ 투자에 방점을 둔단 방침이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이럴 때일수록 국가 정책 과제인 ‘경제 다각화’에 힘을 쏟겠다는 계산이다. 경제 다각화는 석유 중심 경제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비석유 국내총생산(GDP)을 늘린다는 정책이다. 국외 산업과 기업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국내에서 비석유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산업·인프라에 집중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계책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각) 사우디 리야드 방공망이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22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 국부펀드 PIF 운용자산(AUM)이 9000억달러(약 1329조 2100억원)를 돌파할 걸로 예상된다. 야시르 알루마이얀 사우디 PIF 총재는 지난 2015년 1500억달러(약 221조 5350억원)였던 국부펀드 AUM이 올해 9000억달러(약 1329조 2100억원)에 달할거라 밝혔다. 10년새 6배나 증가한 셈이다.

PIF는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인공지능(AI) △게임·e스포츠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신규 프로젝트에 따른 회수 규모는 1990억달러(약 293조 9031억원)에 이른 걸로 추산된다. 이와 동시에 PIF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지분을 인수했다. 아람코 수익률이 합쳐져 AUM 역시 증가했다.

현지 언론들은 2017년 이후 PIF가 주주들에게 연평균 7% 수익률을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5년간 PIF가 사우디 비석유 GDP에서 2430억달러(약 358조 8867억원) 이상을 기여했다고도 했다.

글로벌 자본시장은 AUM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만큼 사우디가 기존처럼 국외 투자를 늘릴 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PIF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늘어난 운용자금을 국내 경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서다. 국내 투자 비중을 늘려 비석유 GDP를 늘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PIF는 신규 5개년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때 야시르 알루마이얀 총재는 “국내 투자 비중을 80%로, 해외 투자 비중을 20%로 낮추는 걸 목표한다”고 했다. 과거 PIF 해외 투자 비중은 최대 30%까지 올랐었다.

PIF가 직접적으로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배경에는 이란 전쟁이 있다. 사우디는 지난 몇 년간 지속돼 온 저유가 기조, 네옴시티 등 기가 프로젝트에 쏟은 막대한 자본 등으로 재정 적자 심화를 겪었다. 전쟁으로 원유 수출 제한까지 겹치며 투자 전략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PIF 전략이 갑작스레 나온 건 아니라고 반응했다. PIF가 그간 외국인 직접투자(FDI) 증가에 공들여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올해 초 사우디 자본시장감독청(CMA)은 적격 외국인 투자자 개념을 폐지했다. 일정 자격을 얻은 외국인 투자자만 자국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던 방식을 바꿨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서방 국가들이 오일머니를 캐오던 시절이 지난 지 오래고 이미 몇 년 전부터 현지는 기술 이전과 더불어 비석유 GDP를 올릴 수 있는 상부상조 투자를 글로벌 시장에 원한 지 오래”라며 “이란 전쟁은 속도를 높여줬을 뿐이다”라고 짚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