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더 달라" 삼성전자 노조 '세 과시'…성과급 쟁의 대상 아냐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3일, 오후 02:50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17 © 뉴스1 김도우 기자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을 예고했지만 성과급은 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현행 노조법에서는 안전보호시설 등은 운영을 방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노조의 집회와 집단행동에 대해 명분이 부족한 것은 물론 노동3권 보장의 취지를 넘어선 행위라는 비판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노조, 결의대회 열고 삼성전자 압박…법조계, 성과급 쟁의 대상 아냐
삼성전자 노조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 평택캠퍼스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원 3만 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 8881명(지난해 말 기준)의 25%가 넘는 수준이다. 노조는 성과급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면서 내달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는데 이날 결의대회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경고성 행보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기반으로 한 결의대회가 현실화하자 법조계 등에선 파업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경영 성과급은 쟁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은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성과 인센티브(OPI, 과거 PS)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이 아닌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로, 임금이 아니라고 했다. 대법원은 이전에도 "근무 실적과 연동되는 '순수한 의미의 성과급'은 일반적으로 근로의 대가라고 보기 어려워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노조가 성과급을 놓고 생산 차질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는 파업에 나선 것은 노동3권 보장의 취지를 넘어선 '과도한 쟁의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쟁의행위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목적으로 해야 하지만, 임금이 아닌 '이익 배분'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생산 라인을 멈추는 것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 노조가 이번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내달 파업을 강행하면 법적·윤리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법, 보호시설 유지·운영 방해 금지 명문화…공장 운영 차질 없어야
당장 삼성전자는 비상에 걸렸다. 다수의 반도체 공장 직원들이 근무지를 떠나 결의대회에 참석했고 비조합원들은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휴가 등을 내면서 생산라인 인력 이탈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게시판에 '안전보호시설 유지·운영'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공지문을 올리고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 등에 관여하는 직원들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반도체 생산 라인 가동이 멈출 경우 천문학적 피해가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노조법에 따라 보호시설 유지·운영,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 방지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인원으로 전체 직원 12만 8000여명 중 약 5% 수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법 제42조 제2항은 사업장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권고 규정이 아닌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이 뒤따르는 강행규정이다. 법원에서도 과거 필수 유지 업무에 대해 쟁의행위 기간 중 평상시의 100% 수준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인정한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는 유독성·가연성 가스와 화학물질을 대량 취급하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안전보호시설의 정상 운영은 노동조합법이 정한 법적 의무인 만큼, 쟁의행위 중에도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칫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는 사업장뿐 아니라 인근 주민에게도 미칠 수 있기에 사측의 고심이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한편, 고객사 피해와 납기 차질, 글로벌 공급망 혼선, 국가 경제에 미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 볼모로 국가 경제 전반 위협 우려
노조가 반도체 산업을 볼모로 국가 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노조는 실제 파업이 이어지면 삼성전자의 피해 규모로 3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도체가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의 38.1%(3월 기준)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업계에선 노조의 요구가 반도체 산업의 본질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반도체는 매출 대비 33~35%를 설비에 재투자해야 하는 '고순환 투자 산업'이라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 주주들은 이날 노조의 결의대회에 앞서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이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날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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