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용품 규격, 중국이 정할 수도…"펫산업 표준 대응 시급"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5일, 오전 07:00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반려동물용품 박람회에서 반려견용 피부치료기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11.18 © 뉴스1 박세연 기자

반려동물용품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 규격과 기술 기준을 둘러싼 '국제 표준 경쟁'도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규칙 경쟁은 시장에서 어떤 기술이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 나아가 어느 나라 기업이 주도권을 쥘지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이 자국 중심의 표준을 빠르게 구축하며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우리 정부와 전문가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24일 국가 공인 시험·인증 전문기관 코티티시험연구원 반려동물사업단에 따르면 지금 글로벌 펫 시장에서는 '룰 메이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표준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국제 표준, 즉 ISO 기준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따르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다. 특정 국가가 이 규칙 설정을 주도할 경우 해당 국가의 산업 구조와 기술이 자연스럽게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된다.

보호자와 반려동물용품 박람회에 참석한 반려견들이 반려견 침대를 사용해 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5.12.19 © 뉴스1 김영운 기자

문제는 중국의 움직임이다. 중국은 이미 2년 전 반려동물용품 전반에 대한 국가 표준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이를 국제 표준으로 확장하기 위해 관련 국제기구에서 간사국 역할까지 확보한 상태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일부 제품군에 대한 표준 마련이 시작된 수준이다. 다행히 최근 국제 표준 논의에 정식 참여할 수 있는 '정회원(P-멤버)' 자격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대응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숙래 코티티시험연구원 반려동물사업단장은 "늦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며 "세부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준 주도권을 놓칠 경우 국내 기업들이 겪게 될 부담도 적지 않다. 중국 중심의 규격이 글로벌 기준이 되면 국내 기업들은 제품 설계부터 인증까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는 비용 증가와 개발 지연으로 이어져 가격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보유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AI(인공지능) 급식기와 스마트 장난감 등 이른바 'K-펫테크' 제품이 중국식 통신 방식과 맞지 않을 경우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기술 경쟁력과는 별개로 규칙에 가로막히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우리가 강점을 가진 IT 기반 펫테크 분야에서도 기술이 앞선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선택받기는 어렵다"며 "표준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결국 기술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용품 박람회에서 드라이룸을 사용 중인 반려견(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5.7.4 © 뉴스1 김영운 기자

다만 아직 승부가 완전히 기울어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현재 국제 표준은 세부 항목을 설정하는 단계에 있어 각국 전문가들의 참여에 따라 충분히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자체 표준을 통해 제품 품질과 안전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이제는 '안전 기준'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첨단 기술을 표준에 반영하려는 전략이 함께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이 함께 대응하는 '원팀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국제회의에 적극 참여해 국내 기술을 표준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정부의 예산과 행정 지원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숙래 단장은 "중국이 이미 빠르게 움직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산업 주도권에 대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 전문가가 힘을 모아 K-펫테크의 경쟁력을 국제 표준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해피펫]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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