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외형 확장의 무게…‘재무 완충력’ 시험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5일, 오후 05:57

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사진=현대백화점)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현대백화점(069960)이 본업의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자회사 부진으로 차입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향후 자금조달 투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급증한 차입금과 연 1000억원대의 금융비용 등이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28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시장 상황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시장에서 이번 수요예측을 앞두고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외형 확장에 따른 ‘차입 부담’ 가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의 총차입금은 2조5523억원으로 전년 2조4344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자산 대비 차입금의존도 역시 21.7%에서 22.7%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단기 상환 압박이 커진 점은 재무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말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9256억원으로 전년(5587억원) 대비 65.7% 급증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 역시 기존 빚을 갚기 위한 차환 목적이 짙다.

현대백화점의 차입 부담 확대는 지속적인 현금 유출과 맞물려 있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신규 점포 출점 등으로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만 전년 대비 22% 늘어난 5792억원을 쏟아부었고, 향후 2년간 연평균 4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늘어나는 이익 규모 이상으로 고정적인 비용과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구조다.

비주력 부문과 자회사의 실적 악화도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야심 차게 품었던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는 미국 부동산 시장 침체에 더해 핵심 생산 기지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미국의 32% 고율 관세 부과 악재까지 겹치며 직격탄을 맞았다. 시내면세점 사업 역시 적자 누적을 견디지 못하고 오는 8월 동대문점 철수를 결정하는 등 사업 효율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다만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과 현금흐름이 양호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7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1% 증가했다. 덕분에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862억원에 달했다. 6000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하고도 기업이 순수하게 손에 쥔 잉여현금흐름(FCF)은 4032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2558억원) 대비 57.6% 급증한 수치로, 자체 창출 현금이 늘어나는 차입 부담을 일정 부분 방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커넥트현대 청주 등 잇따른 대형 출점으로 향후 2년간 연평균 4000억원을 상회하는 투자가 이어져 중단기적인 차입 부담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동대문 시내면세점 철수 등 운영 효율화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와 지누스의 관세 인상분 가격 전가 여부 등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나신평)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현대백화점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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