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에서 즐기는 천연 썰매(스위스정부관광청 제공)
스위스정부관광청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스위스 대사관저에서 '스위스 사일런트 럭셔리' 설명회를 열고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스위스를 럭셔리 여행지로 한국에 정식 소개하는 첫 자리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스위스대사관저에서 발표하고 있는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지사장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물건보다 경험이 더 럭셔리"…패러다임의 전환
글로벌 럭셔리 소비의 축이 완전히 이동하고 있다. 베인앤컴퍼니 자료에 따르면 명품 가방·시계 등 '개인 소비재' 성장은 정체된 반면, 여행·다이닝 등 경험 소비는 연평균 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가장 빠르게 회복 중이다.
현재 약 1500억 달러(약 222조 원) 규모인 글로벌 럭셔리 여행 시장은 2036년 약 3600억 달러(약 480조 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유동자산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하이엔드 고객층이 주요 타깃이다.
김지인 스위스정부관광청 한국지사장은 "부익부 현상 속에 럭셔리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지출하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찾는 '의식 있는 여행자'를 유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8% 투숙객이 매출 30% 견인…수익성 개선의 '키'
스위스가 럭셔리에 집중하는 이유는 구체적인 지표가 증명한다. 스위스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숙박 시설 중 5성급 호텔의 비중은 7.9%에 불과하지만, 매출 비중은 25~30%를 차지한다.
럭셔리 투숙객의 하루 평균 지출액은 630스위스프랑(약 120만 원)으로, 일반 한국인 여행자 평균(230프랑, 약 44만 원)의 약 2.7배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체류 기간은 0.8박으로 럭셔리 투숙객 평균인 2.4박에 크게 못 미친다.
김 지사장은 "한국은 아직 5성급 호텔의 주요 소스 마켓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그만큼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체르보 마운틴 리조트(헤븐스포트폴리오 제공)
"사일런트 럭셔리" 패러다임… "인증샷 대신 몰입에 투자하라"
관광청이 정의한 사일런트 럭셔리는 과시 대신 알프스 자연 속에서 나만의 고요함을 찾는 쾌적한 여행이다. 이를 위해 관광청은 다섯 가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안했다.
우선, 단순한 상품 구매 대신 독점적이고 깊이 있는 경험에 집중하며 붐비는 성수기를 피해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연중 관광'을 지향한다.
이와 함께 △대중적인 명소를 벗어나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를 찾는 '오프 더 비튼 트랙'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에 대응해 고산지대의 청량함을 찾는 '쿨케이션' △단순한 휴식을 넘어 웰니스와 결합한 건강 및 수명 연장을 목표로 하는 '롱제비티'가 스위스식 하이엔드 여행의 정점으로 제시했다.
지속 가능한 관광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인 이젤트발트(Iseltwald)의 혼잡을 예로 든 김 지사장은 "인증샷을 위해 줄 서는 관광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불행하다"며 "친환경 레이블인 '스위스테이너블'(Swisstainable)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럭셔리"라고 강조했다.
나딘 올리비에리 로자노 주한스위스 대사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스위스 대사관저에서 열린 '스위스 사일런트 럭셔리' 설명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한국인의 안목, 스위스의 진정성과 결합할 것"
이날 행사에서는 2024년 도입된 '미쉐린 키' 3개를 획득한 빌겐슈톡 등 하이엔드 호텔도 소개됐다. 미쉐린 키는 미쉐린 가이드가 레스토랑의 '미쉐린 스타'처럼 탁월한 숙박 경험을 선사하는 호텔에 부여하는 새로운 등급 시스템이다.
나디나 올리비에리 로자노 주한 스위스 대사는 "한국 여행자들은 탁월함에 대한 높은 안목을 지니고 있어 스위스의 정교한 호스피탈리티를 가장 잘 이해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이번 행사를 스위스정부관광청과 공동 주최한 글로벌 럭셔리 호텔 마케팅 전문 기업 헤븐스 포트폴리오의 강은정 한국지사장은 "이제 럭셔리 여행은 단순한 물리적 편안함을 넘어 목적지 고유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깊이 있는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스위스정부관광청은 오는 6월 크랑몬타나 럭셔리 마켓 참가와 싱가포르 ILTM 한국 대표단 구성을 통해 하이엔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eulb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