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국내에 출시된 혼다 중형 세단 '어코드' 11세대 완전 변경 모델 외관(자료사진. 혼다코리아 제공).
'기술의 혼다' 마저 철수하기로 하면서 한국이 일본차의 무덤이 되고 있다. 앞서 스바루와 닛산, 미쓰비시도 판매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한국 사업을 접었다.
혼다코리아는 과거 수입차 최초로 연간 판매량이 1만 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빠른 전동화·디지털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 남은 일본차 브랜드는 글로벌 판매 1위 도요타와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2개가 전부다.
수입차 점유율, 日 35%→7% 급감…獨 50%·美 26%·스웨덴 5%·中 2%
27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 통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렉서스가 상륙한 2001년 10.9%로 시작해 2008년 35.5%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점유율이 하락했고 2019년 하반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이듬해에는 점유율이 7.5%까지 추락했다. 지난해에도 7.5%로 6년 연속 10%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사이 스바루가 진출 3년 만인 2012년, 미쓰비시가 재친출 1년 만인 2013년, 닛산·인피니티가 진출 16년 만인 2020년 한국에서 철수했다.
반면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의 비중은 2008년 42.1%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2년 72.6%까지 오른 뒤 현재까지 과반을 유지하며 국가별 1위를 지키고 있다. 포드, 링컨, 지프 등 미국 브랜드는 2008년 11.3%로 10% 안팎을 유지하다가 2017년 테슬라 진출을 계기로 반등을 시작해 지난해 22.3%까지 상승했다. 중국 브랜드는 BYD 진출 첫해인 지난해 2.0%를 기록했다. 지난해 볼보, 폴스타 등 스웨덴 브랜드의 비중은 5.8%로 4위였다.
스바루, 미쓰비시, 닛산·인피니티 철수로 현재 국내에 남은 일본차 브랜드는 도요타·렉서스, 혼다 등 3곳에 그친다. 지난해 렉서스와 도요타가 각각 1만 대 안팎 판매량을 보인 만큼 최근 일본차 판매 비중 감소는 상당수 혼다 판매량 감소 때문이다. 혼다코리아가 자동차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04년 판매량은 1475대를 기록했다. 이후 중형 세단 '어코드' 인기에 힘입어 2008년 수입차 업계 최초로 연간 1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2016년까지 3000~7000대 수준을 오갔고, 2017년에는 1만 대를 다시 돌파하며 부흥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2019년 하반기 시작된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2020년 3000대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1951대 판매에 그치며 수입차 판매 16위로 추락했다. 특히 올해 1분기 판매량은 2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2025년 11월 국내에 출시된 혼다 준중형 SUV 'CR-V'의 6세대 부분 변경 모델 1열 실내 모습(자료사진. 혼다코리아 제공).
日 불매운동에 '휘청'·전동화 바람에 'KO'…혼다, 내장 내비게이션조차 無
2020년대 들어 일본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게 된 첫 번째 계기는 일본산 불매 운동 여파다. 다만 결정적인 이유는 더딘 전동화와 디지털화에 있다는 게 수입차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주로 하이브리드차(HEV)에 집중해 기술적 우위를 갖췄지만, 그다음 전동화 단계인 순수 전기차(BEV) 개발에는 인색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전동화 수요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도요타·렉서스, 혼다의 국내 판매 모델 중 순수 전기차(BEV)는 한 종도 없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판매(국산·수입차 총괄)는 지난해 전년 대비 50.1% 증가한 22만 177대를 기록했다. 이에 전체 자동차 시장 내 전기차 비중은 13.1%로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이같은 전동화 흐름은 수입차 시장에서 더욱 거세 수입 전기차 판매 증가율(78.2%)은 국산 전기차 판매 증가율(34.2%)을 크게 상회했고, 국내 전기차 내 수입차 비중은 43.8%에 이르렀다.
빈약한 디지털 성능도 일본 브랜드의 구매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혼다코리아 대표 SUV인 준중형 'CR-V'는 6세대 부분 변경 모델이 지난해 11월 출시됐지만, 센터 디스플레이 크기는 9인치에 그치는 데다 여전히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은 불가능해 스마트폰을 USB로 연결해야 한다. 대표 세단인 중형 어코드 11세대는 2023년 10월 출시되면서 센터 디스플레이 크기를 12.3인치로 키우고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을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CR-V와 마찬가지로 내장 내비게이션은 도입되지 않았다.
시장 1위 BMW코리아가 대표 세단인 준대형 '5시리즈' 8세대 모델을 2023년 선보이면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27인치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과 대조된다.
2위 벤츠코리아는 대표 세단인 준대형 'E클래스' 11세대 모델(2024년 출시)에 14.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5시리즈와 E클래스 모두 스마트폰 무선 연결과 내장 내비게이션을 지원한다. 4위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티맵 모빌리티와 손잡고 300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 '통합형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2021년 하반기 출시 차량부터 기본 사양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2025년 11월 국내에 출시된 혼다 준중형 SUV 'CR-V'의 6세대 부분 변경 모델 외관(자료사진. 혼다코리아 제공).
seongs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