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한계' 크린토피아, 구조조정 겨냥 조직개편 나서 [only 이데일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7일, 오후 07:19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올 초 스틱인베스트먼트로 주인이 바뀐 국내 세탁 1위업체 크린토피아가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직원들은 사실상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탁 시장 자체는 성장하고 있지만 회사의 주력 사업이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인 크린토피아의 성장 가능성에는 업계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성장을 위해 구조조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동철 신임 대표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크린토피아 성남 사옥 전경. (사진=크린토피아)
27일 중소기업 업계에 따르면 최근 크린토피아는 ‘조직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B2B품질관리팀을 폐쇄하고 인사발령 대상자 5인을 보직해임, 대기발령하거나 지방으로 전보·파견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조직개편은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크린토피아를 인수한 뒤 본격 밸류업 작업에 돌입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스틱인베스트먼트는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100%를 63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지난달 김동철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을 전했다. 김 대표는 오비맥주에서 영업·생산·물류를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며 카스를 국내 맥주 시장 1위 브랜드로 자리 잡게한 인물이다.

김동철 크린토피아 신임 대표 (사진=크린토피아)
당시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은 크린토피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조직 개편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며 “인수의 목적은 조직을 축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크린토피아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조직개편은 이 같은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라는 업계 지적이다. 실제 크린토피아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은 2825억원으로 2024년(2797억원) 보다 소폭 올랐고 영업이익은 2024년 311억원에서 2025년 445억원으로 43% 상승했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것에 대해 크린토피아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을 필두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7월에는 본격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직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호실적에도 크린토피아가 구조조정 초읽기에 들어간 건 성장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크린토피아는 산업용 세탁이 핵심 성장 동력인데,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해 6월 ‘의료용 세탁’을 제외한 산업용 세탁업에 대해 향후 3년간 대기업의 신규 진입 자제를 권고했다. 권고 적용 대상 대기업에는 한국공항, 신라에이치엠, 캐처스, 크린토피아가 포함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기존 대기업의 사업 확장에 제약이 따른다. 기존 고객군 외에 신규 고객은 중소사업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크린토피아의 산업용 세탁 사업 확장에 제한이 생길 전망이다.

이에 지난달 김 대표는 취임 일성에서 세탁을 넘어 ‘종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선다는 구상을 내놨다. 크린토피아는 신사업팀을 신설하고 세탁은 물론 이사청소 서비스까지 진출하며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홈클리닝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크린토피아 만의 특화된 경쟁력이 없다면 승부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래 시장은 모바일 세탁, 청소 등의 경쟁력을 누가 갖느냐에 달려 있는데 크린토피아는 관련 IT 인프라, 운영 노하우 등이 부족하다”며 “프랜차이즈 구조상 3000여 개 매장 점주와의 이해 상충 때문에 모바일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해당 지역 점포와 나눠야 하는 방식이다 보니 크린토피아가 관련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크린토피아는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최근 B2B 사업 분야의 경쟁력 확대를 위한 전략과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크린토피아 관계자는 “영업력 제고를 위한 외부 전문가도 영입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조직의 기민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력 재배치 및 효율화는 상시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나, 현재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모 업계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력 재배치라면 실질적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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