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범용 공장’으로 생산 혁신…노조는 또 의심의 눈[only 이데일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7일, 오후 07:04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범용공장(Universal Plant)’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연기관부터 전동화까지 아우르는 통합생산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고용안정성과 투자계획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구심을 드러내며 노사 간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울산공장 내 1공장과 42부 라인을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다. 해당 시설은 준공 후 5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설비로, 전면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회사 측은 해당 공장 재건축을 단순한 설비 교체가 아닌 생산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멀티 파워트레인·플랫폼 기반’ 범용 공장이다. 기존에는 차종과 라인 중심으로 생산체계가 고정돼 특정 모델 수요가 줄어들 경우 대응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새 공장은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HEV), 전기차까지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특정 차종에 종속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델을 탄력적으로 투입하는 구조다.

이 같은 전략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전동화 전환과 수요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하이브리드 수요 재부상 흐름에서 최근 중동 전쟁 이후 다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 유연성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재건축 착수 시점은 2027년 하반기로 계획돼 있으며, 부지 정비와 신공장 건설 등을 포함해 약 40개월 이상의 공사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단계적 생산 전환과 공정 재배치가 병행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완공 시점이 2030년 전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공장에는 최고 수준의 자동화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기반 데이터 중심 운영 체계를 도입해 생산 공정 전반을 디지털화할 방침이다. 이는 차량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정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 전략과 맞물려 생산과 제품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글로벌 생산 대응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일 공장에서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차종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지역별 수요 변화나 정책 환경 변화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의 시선은 냉담하다. 노조는 이달 2일 낸 성명서를 통해 “사업부위원회 점검회의 진행 중 사측은 어떠한 사전협의도 없이 재건축 관련 공문을 지부에 일방적으로 접수했다”며 “이는 조합원 동의 없는 일방적 결정이며 현장 조합원을 철저히 배제한 독단적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달 초 열린 ‘국내공장 재건축 설명회’에선 재건축 대상 공장 명칭, 인력 재배치, 착수 시점, 총 투자 규모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특히 노조는 2027년 하반기라는 착수 시점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며 구체적인 일정 제시를 요구했다. 정년 및 임금피크제 대상 인력과 맞물려 고용구조 변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사측은 “현재는 콘셉트 단계로 구체적인 일정과 예산을 확정하기 어렵다”며 “고용 문제는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노조는 “대규모 투자사업임에도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명칭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졌다. 노조는 “재건축 이후에도 기존 1공장 명칭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지만, 회사 측은 “1공장과 42부를 통합 재건축하는 구조라 명칭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건축이 단순한 설비 교체를 넘어 생산체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노사 갈등이 사업 추진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과 생산 유연성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범용 공장 전략은 경쟁사 대비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고용안정성과 생산물량 유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경우 투자 일정 지연이나 계획 수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실제로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공장 재편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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