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에서 혁신을 논할때 이를 최초 제시한 회사와 완성시킨 회사가 있을 것이다. (인튜이티브의) 다빈치 로봇은 혁신의 시작일 뿐이다. 왜 완성형이 아니냐면, 누구나 누릴 수 없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당사는) 기술적으로도 다빈치를 능가했을 뿐 아니라 몇분의 1 수준의 가격까지 갖춰 대중화를 실현시킬 것이다."(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
율룬 왕 소바토 의장과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막을 연 제30회 대한내시경로봇외과학회(The Korean Society of Endo-Laparoscopic & Robotic Surgery) 현장에서 이데일리 프리미엄 제약·바이오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나 이와 같이 말했다.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와 율룬왕(Yulun Wang) 소바토(Sovato) 창업자가 23일 소공동 롯데호텔 대한내시경로봇외과학회(The Korean Society of Endo-Laparoscopic & Robotic Surgery) 현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복강경 수술, 이젠 로봇 대중화로
배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와 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이 기존 개복수술 대비 흉터를 최소화하고 적은 출혈, 빠른 회복을 이룰 수 있는 시대로 전환이 시작된 것은 1989년경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복강경 수술의 15%가량이 로봇으로 이뤄지고 있다. 손떨림이 없고 사람 손보다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하며 더 좁고 깊은 부위의 수술이 가능해지고 있다.
장벽이 있다면 가격이 꼽힌다. 현재 글로벌 복강경 수술 시장은 독과점 체제로 미국의 인튜이티브(Intuitive Surgical)가 약 99% 장악하고 있다. 인튜이티브의 다빈치 로봇은 기기당 22억~37억원을 호가하는 가격으로 환자가 부담해야할 수술가도 1000만~3000만원대로 알려졌다.
작년 말 국내 코스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리브스메드는 이러한 수술로봇 기술을 대량보급 가능한 가격대로 낮춰 의료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는 인터뷰에서 수차례 자동차의 보급화를 실현시킨 헨리 포드를 언급했다. 포드는 소수만 누리던 자동차라는 재화를 누구나 보유하게끔 대량생산했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대표는 "의공학자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의식주, 엔터테인먼트 등 세상의 모든 것이 발전을 이뤘는데 사람의 건강에 대한 부분은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인공심장 연구를 했었는데 중요한 치료기기이나 억단위 가격이라 너무 비싸 소수만 누릴 수 있다는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건강하게 사는 세상을 위해 리브스메드를 창업했고 이는 제 연구인생 28년을 관통하는 철학"이라며 "첫 제품도 수십억원짜리 로봇이 아니라 몇십만원짜리 기구로 해결하겠다는 도전의식에 손으로 조작하는 기구 아티센셜을 고안했다. 15년의 기술과 경험이 쌓여서 수동의 기구에서 로봇까지 토탈솔루션을 누구나 누릴 수 있게 제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는 작년 매출 15조원을 기록한 인튜이티브에 정면 승부를 예고한 셈이다. 리브스메드는 복강경 수술기구인 아티센셜, 혈관봉합기 아티실 등 제품으로 작년 매출 511억원, 영업손실 2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상장 시점에 기대했던 546억원, 영업손실 120억원과는 소폭 괴리가 있지만 전년 대비 매출이 88% 증가했다.
리브스메드는 증권신고서상 올해 매출 예측치로 1507억원과 영업 흑자전환을 제시했다. 내년에는 3212억원, 2028년에는 5648억으로 빠른 매출 신장을 예상했다. 이는 신제품 수술로봇 스타크의 매출이 가세할 것을 내다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스타크는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득할 것으로 내다본다. 출시는 내년이 될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는 국내 허가 획득 이후 약 1년 반~2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타크 로봇(사진=리브스메드 제공)
◇스타크, '네이티브 원격수술' 로봇
리브스메드는 작년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각각 AA 등급, A 등급을 받았다. 당시 AA등급을 준 평가기관은 리브스메드 핀-조인트 관절기술의 원천성과 최소침습수술기구 시장의 성장성, 그리고 후발주자로서 적절하면서도 유효한 시장진입 전략 등을 감안했다.
리브스메드는 핀-조인트 관절기술에서 인튜이티브의 다빈치 특허와 다른 인-플레인(In-plane) 구동 기술이라는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600여개에 달하는 특허권을 확보했다. 다빈치 로봇수술에서만 가졌던 상하·좌우 다관절의 장점은 리브스메드의 아티센셜 제품으로 수동형 복강경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가동 범위는 다빈치의 60도 보다도 넓은 90도로 확대했다. 또 도구의 직경을 8mm에서 5mm로 줄이면서도 충분한 파지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기술을 그대로 접목해 로봇화한 신제품 스타크는 원격 수술까지 가능해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출시는 순조롭다. 리브스메드의 스타크는 작년 7월 미국에서 3000km 이상 거리를 뛰어넘는 대동물 원격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원격 조작을 테스트한 점에서 네이티브 텔레서저리(Native Tlesurgery) 수술로봇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연에는 미국 소바토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했다.
이 시연에는 미국 5대 암병원 중 하나인 시티오브호프의 우양희 교수가 집도의로 참여했다. 리브스메드는 소바토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와 시티오브호프 병원이 소재한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각각 스타크 로봇을 배치하고 소바토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돼지에 원격 수술을 진행했다. 준비기간은 2~3일뿐으로 짧은 시간 안에도 의사가 조작법을 익히기에 용이했다.
우 교수는 이번 KSERS 2026 학회에 참가해 해당 경험에 대한 소회를 나누기도 했다. 우 교수는 "실시간 시각화, 제어, 반응성을 유지하면서 원격으로 수술을 수행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로봇 플랫폼, 인공지능, 자동화, 고속 통신 네트워크의 융합은 전문 수술 치료 접근성의 지역 간 격차 해소로 외과 치료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율룬왕 소바토 의장(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율룬왕 의장이 인정한 다관절·90도 기술
리브스메드와 소바토의 협력에 있어서 소바토 창업자 율룬왕 박사의 이력도 주목된다. 소바토는 2022년 율룬왕 박사가 공동창업했다. 왕 박사는 1990년 컴퓨터모션을 창업해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음성제어 수술로봇 이솝(AESOP)과 세계 최초로 대서양 횡단 원격 수술 시스템 제우스(ZEUS)를 개발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컴퓨터모션은 1997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이후 2003년 인튜이티브서지컬과 합병해 합병존속회사의 3분의 1 비중을 차지했다.
왕 박사는 이후 원격의료 시스템 회사인 인터치헬스를 2003년 창업해 2016년까지 회장을 지냈고 인터치헬스는 2020년 텔라닥헬스가 1조6300억원에 인수했다. 연쇄적으로 성공적인 창업과 엑시트를 경험한 그는 2022년 소바토를 공동창업해 의장을 맡고 있다. 소바토는 작년 11월 시리즈 B 라운드 조달을 마쳤고 여기에 국내 GS벤처스도 참여했다.
소바토의 네트워크는 마치 통신사를 이용해 시청자가 하나의 TV에서 여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급사에 접속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지역권역별로 통신망을 설치하며 해킹의 위험이 없도록 폐쇄형 구조로 짜여있다. 원격 수술시 0.2초만에 의사의 조작을 수술현장에 전달한다.
왕 박사는 "(저는) 개복수술에서 복강경으로 넘어가는 전환시점이던 198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며 "당시 의사들은 복강경에 대해 '마치 캄캄한 방에서 손전등을 들고 있는데 어디를 비춰야할지 타인의 지시를 받는 답답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왕 박사는 1993년 '이솝'을 개발했다. 바로 의사가 음성으로 카메라의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로봇 팔이었다.
그러면서 "카메라를 로봇화해 시야는 확보했지만 수술기구의 옵션은 제한적이었다"며 "복강경 기구들은 길고 얇다. 또, 모두 직선형 구조로 의사가 조작하기에 편의성이 떨어진다. 리브스메드는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수동조작 복강경 기구 '아티센셜'을 만들어냈다. 이 제품의 다관절 시스템은 혁명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글로벌 대기업이 한화로 조 단위 자금을 투입했지만 리브스메드와 같은 제품을 만들지 못했다. 인튜이티브사가 20년간 독점을 유지할 수 있던 것도 이러한 진입장벽 때문"이라며 "(스타크에) 원격 기능까지 갖춰진다면 가치는 수직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실력있는 의료인에 대한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고령화 시대에 더 많은 수술이 필요해질 것이며 이에 따른 수요를 원격 수술로봇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전화기가 없던 시대에서 이제는 건넌방에 있는 이에게도 휴대전화로 전화하는 시대가 왔다. 미국에서는 한 명의 의사가 여러 병원에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원격 수술로봇이 있다면 이들이 수술 현장까지 이동하느라 교통체증을 겪을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며 "이는 서울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아픈 몸을 이끌고 의사를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해야하는 환자들에게도 반가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왕 박사는 "복강경 원격 수술에 대한 FDA 인허가가 내년에 나올 것"이라며 "3~5년 내로 강한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리브스메드의 스타크는 2년여 후 미국 출시를 예상하나 이미 선제적인 협업관계 구축으로 시장 진출 준비를 쌓고 있다. 소바토는 한국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수일이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