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은행
이번에 공개된 의사록에서는 당시 금통위원들이 물가에 초점을 둔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한 금통위원은 “물가 측면에서는 러·우 전쟁 당시와 같은 고인플레이션이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나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의존도가 높다는 점, 에너지 인프라 파괴 등으로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 팬데믹 및 러·우 전쟁의 학습효과로 인해 경제주체들이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상방리스크로 보인다”고 짚었다.
국제유가 상승이 6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내용도 주목된다. 또 다른 금통위원이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지 묻자 관련 부서는 “유가 및 환율 상승이 석유류가격 등을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시차는 1개월 정도에 불과해 직접효과는 물가에 거의 즉각적으로 반영된다”고 했다. 더불어 관련 부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에 반영되는 속도에 관해 “유류세 인하, 전기요금 인상 지연 등 정부의 정책대응에 따라 가변적이나, 과거 사례를 보면 생산 및 유통비용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전이효과는 통상 6개월 이후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현재 경제여건에서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방리스크가 가장 우려된다”면서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으므로 향후 전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또다른 금통위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에서 나타나는 신호 효과를 주의 깊게 살펴봐 달라”고 관련 부서에 당부했다. 이에 해당 부서는 “러·우 전쟁 당시 당행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금번에도 임금과 물가가 서로 자극하는 2차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나아가 해당 금통위원은 장기(5년) 시계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의 판단 지표로 전문가 컨센서스 외에 참고하는 지표가 있는지 해당 부서의 질의했다. 이에 해당 부서는 “채권시장의 심도가 깊은 선진국에서는 BEI(break-even inflation) 등도 활용된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 컨센서스가 긴 시계에서 유의미한 설명력을 갖추고 있어 주된 참고지표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해당 금통위원은 “일부 물가 지표의 일시적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관련 부서에 당부했다.
더불어 또다른 금통위원은 “최근 국고채금리 변동요인을 분해해보면 기대인플레이션 변화에 따른 기대단기금리 상승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장금리 안정화를 위한 기대인플레이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해당 부서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면서 장기금리가 단기 급등한 측면이 있는 만큼 거시경제 상황 및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커뮤니케이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한은은 내달 28일 금통위를 개최한다. 신현송 한은 총재의 데뷔 금통위가 될 예정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