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팬들은 정말 좋겠다"…성수동에 뜬 코르티스 '깜짝 아지트'[르포]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8일, 오후 06:44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연 에어비앤비 & 코르티스의 Green vs. Red 비밀공간©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와, 팬들은 정말 좋겠다. 28일 고요한 성수동 뒷골목의 한 건물. 에어비앤비가 케이팝 그룹 코르티스(CORTIS)와 협업해 만든 '서울 비밀공간'을 홀로 둘러보다 나지막이 탄성이 터져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무대를 넘어 전 세계 음악 차트를 정조준하며 글로벌 '괴물 신인'으로 우뚝 선 이들의 취향을 공간 언어로 치환한 이곳은 단순히 예쁜 팝업스토어를 넘어 팬들이라면 누구나 꿈꿀 법한 '성덕'(성공한 덕후)의 로망을 완벽히 구현해 냈다.

이번 활동은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 상징적인 인물들과 함께 선보이는 독점 카테고리인 '오리지널'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전 세계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단 30명의 게스트에게만 허락된 바늘구멍 같은 기회다.

에어비앤비 & 코르티스의 Green vs. Red 비밀공간 리셉션©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멤버들이 좋아하는 거북이와 감자튀김 문양이 새겨진 볼록 거울©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그린 vs 레드' 반반의 미학…공간으로 읽는 아티스트의 속마음
공간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이번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과 타이틀곡 '레드레드'(REDRED)의 개념을 50대 50으로 조화롭게 버무렸다. 1.5층 안내 구역에 들어서자 멤버들이 좋아하는 거북이와 감자튀김 문양이 새겨진 볼록 거울이 손님을 반긴다. 아티스트의 개인적인 취향을 디자인 요소로 곳곳에 배치해 팬들이 직접 '찾아내게' 만드는 장치다.

붉은 조명이 일렁이는 '레드' 공간은 코르티스의 대담하고 역동적인 창작 과정을 상징하며, 아치형 사진 벽이 포근한 '그린' 공간은 멤버들의 실제 작업실에서 영감을 받은 소품들을 배치해 아티스트의 비밀스러운 창작 공간을 엿보는 듯한 깊은 몰입감을 준다. 색채의 대비와 소품의 배치가 매우 감각적이다.

멤버들의 다양한 취향의 물건으로 채워진 우편함©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멤버들의 취향으로 꾸며진 침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방문객은 단순히 꾸며진 세트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아티스트의 세계관에 빠져든다. 안내 데스크에서 받은 카드 키와 열쇠고리를 들고 임무를 수행하는 식이다.

어두운 구석에 '특수 전등(UV 랜턴)'을 비춰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비밀 단서를 찾거나, 다양한 취향의 물건으로 채워진 우편함 방에서 빙고 카드를 완성하며 기념품을 수집하는 과정은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좁힌다.

특히 '색칠 구역'(페인트 존)은 이번 공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방문객이 페인트볼을 던져 벽면에 무작위 무늬를 새기면, 그 무늬가 입혀진 티셔츠를 떼어내 가질 수 있다. 아티스트의 예술 활동에 팬이 직접 참여해 나만의 한정판 소장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진화한 팬덤 여행의 단면을 보여준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연 에어비앤비 & 코르티스의 Green vs. Red 비밀공간©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코스티스 멤버들의 사진으로 꾸며진 공간©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코르티스 멤버와 마주 앉아 '나무토막 쌓기' 한 판
이 공간의 핵심은 '쌍방향 소통'이다. 2022년 방탄소년단(BTS)의 평창 숙소나 지난해 세븐틴 프로젝트가 뮤직비디오 소품을 관람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코르티스의 비밀공간은 멤버들과 팬이 마주 앉아 노는 '진짜 아지트'를 지향한다.

이날 오후에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30명의 팬이 멤버들과 직접 나무토막 쌓기(젠가) 게임을 즐기며 격식 없는 소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단순히 아티스트를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숙소'라는 친밀한 공간에서 친구처럼 어울리는 '체류형 경험'이다.

코르티스의 비밀공간은 5월 1일부터 7일까지 일반 방문객 1000명 이상을 위한 개방형 행사(팝업) 형태로 운영된다. 방문객에게 미공개 사진 6종으로 구성된 기념품이 제공되며 운 좋은 한 팀(2명)에게는 이 감각적인 공간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숙박 기회도 주어진다.

그룹 코르티스(CORTIS) 건호(왼쪽부터)와 성현, 주훈, 제임스, 마틴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AE 성수에서 열린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체험 론칭 기념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28 © 뉴스1 권현진 기자

30명의 팬이 멤버들과 직접 나무토막 쌓기(젠가) 게임을 즐기는 공간(에어비앤비 제공)

에어비앤비가 그리는 'K-투어'의 미래
에어비앤비의 이러한 행보는 케이팝 팬덤을 실제 여행 수요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샤론 챈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케이 컬처 동기 여행자는 일반 여행자보다 1인당 평균 435달러(약 64만 원)를 더 쓰고 88%가 3박 이상 체류하는 고부가가치 고객"이라며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아티스트와 정서적 유대를 맺는 몰입형 체험이 한국 여행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비앤비는 2022년 인더숲 BTS 숙소를 시작으로 지난해 세븐틴의 뮤직비디오 공간 구현 등 케이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매니저는 "콘서트 관람을 넘어 뷰티, 댄스 등 관심사에 맞춘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팬덤 여행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도가 실제 한국 여행으로 이어지고, 장기 체류와 지역 확산으로 완성되는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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