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김기남 기자
정부가 공공부문 단기계약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이로 인한 소득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공정수당'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단기계약 관행을 완화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고용구조 변화 없이 비용 보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민간 기업에서는 제도가 확산될 경우 인건비 부담 증가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가 28일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정수당'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계약기간에 따라 최대 10% 수준의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제도다. 계약이 짧을수록 더 높은 보상률을 적용해 고용 불안정성을 보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정수당은 개별 노동자의 실제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최저임금의 약 118% 수준인 ‘생활임금’을 기준금액으로 설정한 뒤 근무기간별 보상률을 적용해 정액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계약 종료 시 일시금 형태로 지급된다.
구간별로 보면 1~2개월 계약자는 기준임금의 약 10%, 3~4개월 9.5%, 5~6개월 9.0% 수준의 추가 수당이 적용되며, 이후에는 8.5% 정률 구조를 따른다. 이에 따라 실제 지급액은 약 38만 원에서 최대 248만 원선까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러한 설계를 통해 단기계약 노동자의 소득을 보전하는 동시에, 추가 비용 발생 구조를 통해 공공기관이 고용기간을 늘리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동계 등에서는 공공부문이 일정 수준의 보상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고용 불안정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공정수당이 단기계약 관행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짧게 고용수록 수당 더 지급"…단기계약 관행 제동 걸릴까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임금 보전만으로 고용구조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기관 입장에서는 단기계약을 유지하면서 공정수당만 추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임금을 더 주는 방식이 실제로 남용을 줄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도 고용 불안에 대한 보완책으로서 의미는 인정하면서도, 계약 해지 자체를 막지 못하는 만큼 근본적인 고용 안정 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제도는 이른바 '11개월·364일'식 쪼개기 계약을 겨냥한 것으로, 1년 미만 계약 반복을 통해 퇴직금 지급 의무를 회피하는 구조를 보완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수당 지급이 오히려 단기계약 유지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공정수당은 비정규직 문제의 구조적 해결보다는 보완적 장치에 가깝다는 평가다.
다른 노동분야 전문가도 "공정수당이 사실상 퇴직금의 일부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경우, 단기계약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늘어나는 재정 부담…'비정규직 고착화' 우려도 여전
재원 문제도 핵심 변수다. 공정수당은 정부 예산으로 지급되는 구조로, 공공부문 전체로 확대될 경우 상당한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의 경우 제도 도입 초기 약 18억 원 수준이던 지급액이 최근에는 20억 원대 후반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이 수천 명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7만 명에 이르는 공공부문 전체로 확대될 경우 재정 소요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수백억 원대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국회에서도 과거 유사 입법 논의 과정에서 "비정규직 사용이 고착화될 수 있고, 재정 부담으로 직접 고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한 바 있다. 파견·용역 등 외주화가 확대되는 부작용 가능성도 함께 지적됐다.
노동계에서는 "고용 불안정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일정 부분 공공이 분담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학계에서는 "비정규직 문제를 세금으로 보전하는 방식이 지속 가능하냐"는 반론도 맞선다.
민간 확산 가능성에 경영계 '긴장'…고용 위축 부작용 숙제
공공부문에서 공정수당이 정착될 경우 민간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 역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경영계와 학계는 고용 위축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경우 기업이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고용을 보다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계 관계자는 "비용이 늘어나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단순해진다"며 "필요 인력이 10명이라면 8~9명만 채용하는 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임금은 시장에서 결정될 영역인데 이를 제도로 고정하면 노동시장 경직성이 커질 수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회를 확대하는 접근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freshness410@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