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보러 와 60만원 더 써도 "재방문 글쎄"…잘 곳 없어 마음 접는다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9일, 오전 06:10

임희윤 문화평론가(왼쪽부터)관광통역안내사 겸 방송인 파비앙, 박성배 온지음 헤드 셰프, 채보영 한국민박업협회회장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비행기 표를 끊게 만든 건 K-팝이었지만, 정작 한국을 다시 찾게 할 '잠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보러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1인당 평균 435달러(약 64만 원)를 더 쓰고 88%가 3박 이상 머무는 고부가가치 '큰손'이다. 하지만 이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서울에 갇혀 있다. 지방에 가고 싶어도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해 여행 자체를 포기하거나 재방문을 주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전날 서울 성수동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여행객 4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 '한국을 향한 발걸음'을 통해 K-투어의 화려한 지표 뒤에 숨은 인프라의 아쉬움을 짚어냈다.

샤론 챈 에어비앤비 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94%가 K-컬처 영향…일반 여행자보다 "435달러 더 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4%가 K-컬처의 영향으로 한국행에 관심을 가졌고 75%는 이를 방문의 핵심 동기로 꼽았다.

샤론 챈 에어비앤비 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K-컬처가 전 세계 여행자를 한국으로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며 "이에 동기부여된 여행자들은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소비하며, 더 깊은 문화 체험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데이터로 증명된 이들의 경제적 효과는 압도적이다. K-컬처 동기 여행자는 일반 여행자 대비 1인당 평균 435달러(약 60만 원)를 더 지출하고 88%는 3박 이상 체류하며 68%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그룹 여행' 수요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통역안내사 겸 방송인 파비앙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보는 관광 넘어 살고 싶다"…꽂히면 시장 국밥·한의원까지
K-컬처 여행자의 관심은 K-팝을 넘어 의식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응답자의 91%가 '진정한 현지 문화 체험'을 중요하게 꼽았으며, K-팝 동기 여행자의 92% 역시 음식, 역사, 자연 등 폭넓은 체험을 원한다고 답했다.

박성배 온지음 헤드 셰프는 "외국 셰프들이 경동시장에서 1만 원짜리 국밥의 풍성함에 놀라고,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데도 한의원에서 침을 맞는 경험을 'K-웰니스'로 즐긴다"고 전했다.

방송인 파비앙 역시 "유럽인들에게 북악산과 어우러진 경복궁의 목조 지붕 선은 압도적인 신선함을 준다"며 "최근엔 할머니가 K-컬처에 빠져 온 가족을 이끌고 방한하는 등 팬층이 세대와 성별을 초월했다"고 분석했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성심당 가고 싶어도 숙소가 없다"…규제가 가로막은 '지방 활성화'
하지만 데이터와 현실의 괴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울 외 지역에 대한 관심은 74%에 달하지만 실제 방문객의 66%는 여전히 서울에만 머물고 있다. 34%는 적합한 숙소가 없으면 여행을 미루거나 재고하겠다고 답했다. 화제성에 비해 재방문 게스트 비율이 감소 추세라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낡은 제도가 '관광 3000만 시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채보영 한국민박업협회 회장은 "Z세대는 친구들과 머물 전국 곳곳의 독채 숙소를 원하지만 실거주 의무나 주민 동의 등 제도적 장벽에 창업이 가로막힌 상황"이라고 했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 역시 "대전은 '성심당'을 방문하려는 젠지들의 여행 성지로 부각되고 있지만, 규제로 인해 숙소가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뿐만 아니라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방의 공유숙박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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