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뉴스1 이호윤 기자
우리 경제에서 시장에 반영되지 않는 무급 가사노동 가치가 582조 원에 달하며 5년 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하락해 경제 내 상대적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성별 격차는 여전히 컸다. 여성의 1인당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연 1646만 원으로 남성(605만 원)의 약 2.7배에 달해, 가사노동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된 구조가 이어졌다.
다만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가 빠르게 늘면서 증가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크게 나타났다. 1인당 가사노동 가치 증가율은 남성이 35.7%로 여성(14.9%)보다 20%포인트(p) 이상 높아, 장기적으로 성별 격차가 점차 완화되는 흐름도 감지된다.
2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가계생산위성계정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582조 4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가계생산은 619조 1000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21% 증가했고,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20.0%(96조 9000억원) 증가했다.
이로써 같은 기간 명목 GDP 대비 비중은 22.8%로 5년 전(23.8%)보다 1.0%p 하락했다.
가사노동 73%는 여성 몫…남성 참여 증가율은 여성의 2배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GDP 증가율이 가사노동 가치 증가율보다 더 컸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며 " 해당 부분은 가전제품들의 기능이 좋아지면서 가사노동을 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하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등 가사노동이 시장화되고 있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활동참여율이 굉장히 높아졌고, 특히 여성들의 고용률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가계 내에서 가사노동을 할 시간이 줄어드는 측면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성년자 인구가 줄어드는 부분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 시간 감소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GDP 증가율보다 가사노동 가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설명이다.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무급 가사노동 시간에 인구와 직종별 대체임금을 곱한 값으로, 시장에서 유사 활동에 종사하는 직종의 임금을 적용해 구한다.
성별로 보면 여자가 전체 무급 가사노동 가치의 73.1%( 425조 8000억 원)을, 남자가 26.9%(156조 6000억 원)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과 비교해 남자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은 35.3% 증가한 반면 여성은 1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4~2024년 성별 변화를 보면 남자의 평가액 비중은 지속 증가해 2004년 22.8%에서 2024년 26.9%로 확대됐다. 반면 여자의 경우 2004년 77.2%에서 2019년 72.5%까지 줄었다가 2024년 다시 73.1%까지 확대됐다.
7일 서울의 한 대학가 알림판에 하숙 및 원룸 공고가 붙어 있다. 2023.9.7 © 뉴스1 구윤성 기자
반려동물·청소 비중 늘고…'나 혼자 가사' 1인 가구 급증
무급 가사노동 가치를 장래추계인구로 나눈 1인당 가치는 2024년 1125만원으로 5년 전보다 20.0%(187만5000원)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605만원으로 35.7%(159만원) 늘었고, 여자가 1646만원으로 14.9%(213만6000원) 증가했다.
전체 무급 가사노동을 행동분류별로 살펴보면 △가정관리(25.8%) △자원봉사 및 참여활동(24.6%)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0.7%)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가정관리 가치는 459조 5000억원으로 전체의 78.9%를 차지했고,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는 113조 6000억원(19.5%), 자원봉사 및 참여활동은 9조 3000억원(1.6%)이었다.
가정관리에서는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60.4%), 청소 및 정리(30.2%), 음식 준비(27.0%)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무급 가사노동을 가구원수별로 보면 △3인 가구(166조 1000억 원) △4인 가구(147조 4000억원) △2인 가구(136조 7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무급 가사노동 가치 증가율은 1인 가구가 66.2%로 가장 높았고 2인 가구(40.9%), 3인 가구(22.2%) 순이었으며 5인 이상 가구는 11.3% 감소했다.
취업 여부별로는 비취업자가 297조 4000억원(51.1%), 취업자가 284조 9000억원(48.9%)으로 나타났다. 취업자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25.4% 증가해 비취업자(15.1%)보다 증가폭이 컸다.
혼인 상태별로는 기혼이 511조 8000억원으로 87.9%, 미혼이 70조 6000억원으로 12.1%를 차지했다. 증가율은 미혼이 56.0%로 기혼(16.3%)보다 높았다.
혼인·취업 상태별로 보면 기혼·비취업자가 266조 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혼·취업자 245조 3000억원, 미혼·취업자 39조 7000억원, 미혼·비취업자 30조 9000억원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160조 2000억 원 △서울 102조 2000억 원 △부산 38조 원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미혼·취업자 등에서는 남성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미혼 남성을 중심으로 가사노동 시간이 늘어났다"며 "기혼 남성도 가계 내 가사노동 분담 비율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줄고 남성은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남녀 간 격차 축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thisriv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