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4촌 이내' 친족까지 규제…한미 통상마찰 번지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9일, 오후 06:58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기존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 Inc. 의장 개인으로 변경 지정하면서, 쿠팡의 규제 부담이 대폭 확대됐다. 이를 계기로 쿠팡의 미국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한미 간 통상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팡 본사와 김범석 쿠팡 Inc. 의장.(사진=연합뉴스)
29일 관가에 따르면 김 의장이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기존에 법인으로써 적용받던 규제보다 그 범위가 더 늘게 됐다.

구체적으로 김 의장 배우자와 4촌 이내 혈족 및 3촌 이내 인척이 지분을 보유한 모든 계열사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또 김 의장과 친족이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 계열사가 공시의무 대상에 새롭게 포함되면서, 김 의장은 매년 계열사 현황 등을 직접 신고해야 하는 부담도 지게 됐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총수 일가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회사에 부당한 이익이 귀속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쟁 제한성 여부와 무관하게 제재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나 국정감사 등에서 총수로서 직접 출석 요구를 받는 등 대외적인 책임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법인에서 자연인으로 동일인이 변경되면 해외 계열사 공시 의무가 추가되는데 이러한 정보 공시를 통해 시장의 감시가 강화되고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 대한 투명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결정이 한미 통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이 동일인 지정을 문제 삼아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쿠팡은 그동안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 움직임에 대해 “제3국 대비 미국 기업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혜국 대우 의무에 위배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정치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미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54명은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등 압박을 본격화했다.

정부는 쿠팡에 대한 조사와 동일인 지정이 모두 국내법과 적법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국적과 무관하게 비차별적으로 적용됐다는 입장이다.

최 국장은 “동일인 지정은 시행령과 판단지침에 따른 정당한 법 집행으로 미국이 문제 삼을 사안이 아니다”라며 “미국 증권거래소 공시는 투자자 보호 목적이고 공정위 규제는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한 것으로, 양자는 성격이 달라 이중규제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두나무는 공정위가 실시한 현장점검에서 공정거래법 시행령상의 법인 동일인 예외요건을 올해도 모두 충족한 것으로 확인돼 자연인이 아닌 법인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흥건설의 동일인이던 고 정창선이 사망하면서 동일인 판단 지침에 따라 고 정창선의 장남 정원주로 동일인을 변경해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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