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가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 18일 삼성전자 노조 2개 단체(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에 따르면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1%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 © 뉴스1 김민지 기자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격화되며 이른바 '노노(勞勞)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노조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에는 탈퇴 신청 글이 급증하고 있다.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요청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29일엔 1000건 이상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탈퇴 인증이 이어지며 확산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노조가 DS(디바이스설루션) 즉 반도체 부문 중심으로 성과급 요구를 집중하고 있는 데 대한 반발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노조는 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를 내놓지 않은 상태다. 조합원 구성 역시 약 80%가 DS 부문에 편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소수인 DX 직원들의 소외감이 누적돼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파업 국면을 대비해 조합비를 대폭 인상한 결정도 불만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노조는 쟁의 기간 중 조합비를 기존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리고 파업 참여 스태프에게는 일정 조건 충족 시 최대 3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DX 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직접적인 수혜는 없는데 남의 투쟁을 위해 비용만 부담한다"는 불만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갈등의 배경에는 사업부 간 실적 격차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S 부문이 50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지만 DX 부문은 수요 둔화와 원가 부담 속에서 3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부문별 성과 차이가 확대되면서 보상 체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분기 역시 반도체 중심의 실적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이어질 경우 부문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더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DS 부문 결속에 집중하면서 DX 부문 이탈에는 상대적으로 무감각한 태도를 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DX 조합원 탈퇴가 이어지더라도 과반 노조 유지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DS 부문 내부에서도 노조 가입 여부나 파업 참여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며 조직 분위기가 경직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직원 간 대화 단절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조합비 논란을 넘어 노조의 대표성과 정체성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보고 있다. 특정 부문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지속될 경우 향후 노조의 교섭력과 내부 결속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노 갈등 양상이 기업 내부를 넘어 확산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도한 요구가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언급하자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자신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저격 당한 LG유플러스 노조와도 공방이 이어지며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flyhighr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