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기의 상속세' 12조 완납…'노블레스 오블리주' 확장

경제

뉴스1,

2026년 5월 03일, 오후 02:0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28 © 뉴스1 윤일지 기자

삼성 오너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12조원을 모두 납부하며 재계 최대 규모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대규모 세금 납부에 더해 의료·문화 분야 사회 환원까지 이어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028260) 사장 등 유족들은 지난 2021년 상속세 신고 이후 연부연납 방식으로 세금을 분할 납부해 왔으며 올해 마지막 납부를 끝으로 총 6차례에 걸친 상속세 납부를 완료했다.

고이건희 선대회장은 지난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와병 생활을 이어가다 2020년 10월 별세했다. 당시 관계사 지분과 부동산 등을 포함해 약 26조 원의 유산을 남겼고 이에 따른 상속세는 약 12조 원으로 추산된다.

고인의 배우자인 홍라희 명예관장의 상속세가 3조 1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이재용 회장은 2조 9000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조 6000억 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2조 4000억 원이다. 이는 2024년 국가 상속세 세수(8조2000억원)를 크게 웃도는 규모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준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유족들은 상속세 신고 당시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히고 법과 원칙에 따라 납부를 이어왔다. 이를 두고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대표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류 삶의 질 높이는 것이 기업 사명"…의료 분야 '대규모 환원'
유족들의 사회 환원은 국가 보건 역량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립중앙의료원에 7000억 원을 출연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며,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과 연구 인프라 확충에 투입되고 있다.

이 가운데 5000억 원은 2030년 서울 중구에 들어설 중앙감염병병원 건립과 첨단 설비 구축에 사용되며 나머지는 임상연구 인프라 확충과 백신·치료제 개발 기반 마련에 쓰인다. 해당 병원은 진료뿐 아니라 교육·훈련, 고위험 감염병 연구까지 수행하는 국가 핵심 거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는 생전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던 고인의 철학을 반영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또 서울대병원에는 3000억 원을 기부해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아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재원으로 치료 지원과 연구,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만8000명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2030년까지 치료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족들은 지난 2024년 어린이병원을 직접 찾아 환아와 의료진을 격려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 에서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념하는 갈라 디너 행사를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29 © 뉴스1

'K-컬처' 위상 끌어올린 '이건희 컬렉션' 기증
문화 분야에서도 대규모 환원이 이뤄졌다. 유족들은 2021년 고인이 평생 모은 소장품 중 2만 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매각 대신 공공 환원을 택한 결정이다.

국보 40점, 보물 127점을 포함한 고미술품 2만 1693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미술작품 1488점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전달됐다. 일부 작품은 지역 미술관에도 기증돼 문화 환경 확장에 기여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 순회 전시에서 누적 35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모은 데 이어 해외 순회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협회를 시작으로 시카고 미술관, 영국박물관 등 주요 기관에서 전시가 이어지며 한국 미술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인사들이 참여한 전시 행사와 교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며 민간 외교 역할까지 수행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앞으로도 선대회장의 철학을 계승해 기업의 성장을 사회와 공유하고 의료·문화 분야를 중심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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