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부담' 곧 다가올 물가 상승…주식시장 드리운 '신중론'

경제

뉴스1,

2026년 5월 04일, 오전 06:00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4.30 © 뉴스1 임지훈 인턴기자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고금리 기조가 확산될 경우 최근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조정이 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지수는 168.38로 전월 대비 16.1% 상승했다.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으로, 2월 상승률(1.5%)과 비교해 오름폭이 10배 이상 확대됐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125.24)도 전월 대비 1.6% 올라 2022년 4월(1.6%)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상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는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물가 상승은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에선 지난해 2.1%였던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3%대로 진입할 것으로 본다. 프랑스의 투자은행 나틱시스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2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6.4.23 © 뉴스1 김진환 기자

물가 상승의 결정적인 이유는 중동 전쟁이다.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부자재 상승분이 소비자물가로 옮겨갔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2.20달러로,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평균가격(68.40달러)보다 64.0% 급등했다.

지난달 27일 지급이 시작된 '고유가 피해지원금'도 유동성 공급인 만큼 향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국비 4조 8000억 원, 지방비 1조 3000억 원 등 총 6조 10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편성했다.

문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높여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선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25%p 인하된 후 1년째 2.50%를 유지 중인데,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한국은행이 연내 1~2회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리서치 보고서를 잇따라 내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주식의 대체 자산인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진다. 이 경우 시중의 자금이 위험 자산인 주식 대신 채권으로 몰려 주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형성되는 성장주·기술주는 금리가 오르면 주가 조정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종 금리 수준이 3.00%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투자 심리 악화가 불가피하며, 5월 신임 총재 주도의 금통위의 스탠스를 파악하기 전까지는 큰 폭으로 하락하긴 어려운 장세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진 건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연준은 동결 배경으로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중동 정세 불안을 꼽았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달 30일 예금금리·기준금리·한계대출금리 등 정책금리를 동결했고, 일본은행은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연내 1.50%까지 올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화 돼 각국이 유동성 회수에 나설 경우 한국 등 신흥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흘러가며 증시를 부양했는데, 유동성을 회수할 경우 위험자산인 신흥국에 대한 투자부터 회수할 것이란 얘기다.

업계에선 이 같은 경우 하락장에서 조정폭이 큰 성장주·기술주 대신 고금리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우량주·경기방어주 등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를 때 주가가 하락할 확률은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관세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잇따른 공급망 교란으로 물가와 금리 상승에 대한 금융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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