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창녕에서 본 '미래 농업'…고령화·자동화 대응 해법은

경제

뉴스1,

2026년 5월 04일, 오전 06:00

2026 대동 테크데이-인공지능(AI) 트랙터 시연이 열린 경남 창녕의 한 마늘밭.2026.4.28 뉴스1 © News1 김민석 기자

경남 창녕의 한 마늘밭에서 본 '미래 농업'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었다. 인공지능(AI) 트랙터와 자율주행 운반 로봇(RT100)이 논밭과 하우스를 오가며 농사를 짓고, 농민은 스마트폰 앱으로 작업만 지정하는 장면은 '농슬라'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문제는 기술의 진화를 떠받칠 법·제도·보험·교육 인프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농기계 정책은 기계 보급과 보조금, 노후 장비 교체에만 초점을 맞춰졌다. 그 결과 기계의 성능은 글로벌 수준에 근접했지만 자율주행·AI 농업기계가 가져올 안전·책임·데이터 이슈를 포괄하는 제도 설계에는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

특히 현행 농업기계화 촉진법에는 지능형 농업 로봇의 정의 및 지원 규정이 빠져 있어 AI 트랙터와 농업 로봇은 '제도 밖 장비'로 취급돼 왔다.

대동이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를 상대로 농업기계화 촉진법 개정을 요구해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이원택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AI·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지능형 농업 로봇 개념을 법에 명시하고, 국가·지자체가 구입·설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자율주행·로봇 장비에 융자·보조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안전 기준과 데이터 활용, 사고 책임 범위 등을 어떻게 규정할지는 이제 출발선이다.

인공지능(AI) 트랙터 대동커넥트앱 시연(대동 제공)

고령화와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에서 AI 필드 로봇은 분명 유력한 해법이다. 하지만 개별 기업의 상용화 노력만으로는 영세 농의 리스크 부담과 사고 책임 문제, 보험 사각지대를 함께 줄이기 어렵다.

다행히 정부도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국가 농업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공공 최대 49%, 민간 51% 이상의 지분 구조로 설계돼 민간의 전문성을 살리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향후 5년간 공공 출자 최대 1400억 원을 포함해 총 29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의 틀 안에 AI 농업기계 전용 보험, 운용 가이드라인, 안전 교육, 사고 데이터 수집·분석 시스템을 한 번에 담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상적인 그림은 선도지구를 지정해 일정 기간 실증을 진행하면서 여기서 축적된 사고·고장·사용 패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정교하게 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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