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항공업계 'CX 경쟁' 본격화…경험으로 승부한다

경제

뉴스1,

2026년 5월 04일, 오전 06:10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 자료사진. (대한항공 제공)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운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가격 경쟁 대신 '고객 경험(CX)'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며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항 라운지부터 기내 서비스, 디지털 안내까지 여행 전 과정을 설계하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이 같은 변화에 힘을 싣는다.

프리미엄 전략 강화…라운지 투자 확대
올해 말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공항 라운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약 3년 6개월간 총 1100억 원을 투입해 인천국제공항 내 차세대 라운지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고객 확보와 장거리 수요 확대를 겨냥한 전략적 투자다. 새롭게 조성된 라운지는 단순 대기 공간을 넘어 체류형 프리미엄 공간으로 설계됐다.

일례로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권고 기준(1인당 4.5㎡)을 크게 웃도는 7.5㎡의 공간을 확보했고, 동편 라운지 내에는 즉석 조리가 가능한 '라면 라이브러리'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차별화 요소를 강화했다. 또 가족 단위 승객을 위한 쿠킹 스튜디오와 게임존을 마련해 여행의 추억이 시작되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항공 동맹 스타얼라이언스는 최근 중국 광저우 국제공항에 야외 정원을 포함한 신규 라운지를 개장하며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에 가세했다.

(에어프레미아 제공)


기내도 '경험 공간'으로…몰입형 서비스 확산
기내 경험 혁신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마이 저니' 기능을 통해 입국 절차, 기내식 제공, 면세 판매 등 주요 일정을 타임라인 형태로 제공 중이다.

승객으로 하여금 '언제 무엇이 진행되는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장거리 비행에서 느끼는 정보 공백과 불확실성을 줄이고, 비행시간을 관리된 경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저비용항공사들도 체험 요소 강화에 나서고 있다. 파라타항공은 소니와 협업해, 한 달간 푸꾸옥·다낭 노선의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승객을 대상으로 최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제공한다. 항공기 소음을 줄여 더육 쾌적한 비행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대형 항공사(FSC) 수준의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산업의 경쟁 축이 '가격'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비용 구조상 운임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 제고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전략이다.

당장 이달부터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된다. 대한항공의 장거리 노선인 미국 뉴욕, 보스턴 등 유류할증료(편도 기준)는 3월 9만 9000원에서 5월 56만 4000원으로 5배 이상 급등한 상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 이전 항공 운송 업황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며 "매크로 부담(외부 악재)만 해소된다면 항공 운송 업종은 빠르게 정상화될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항공사들이 비용 부담 속에서도 CX 투자를 지속하는 배경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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