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마칸 '심장' 바꿨지만 주행 즐거움 그대로…가속음에 심장 요동

경제

뉴스1,

2026년 5월 04일, 오전 07:45

포르쉐 중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4S 2026년형 모델 전·측면 모습. 2026.4.17/뉴스1 김성식 기자


포르쉐 중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은 지난해 2월 한국 시장에 상륙해 출시 첫해 1587대가 팔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포르쉐코리아 전기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3600여 대로 만든 1등 공신이다.

가솔린 엔진에서 전기 모터로 심장이 바뀌었지만 연간 판매량은 2023년 1011대보다 56%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출시 직후인 전년 동기와 비슷한 200여 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순항 중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비교했을 때 엔진과 변속기 대신 모터와 감속기로 이뤄진 단순화된 파워트레인 특성상 브랜드만의 주행 개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 소비자일수록 전동화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대중 브랜드의 전기차와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마칸 전기차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건 포르쉐만의 주행 DNA를 전기차에 제대로 이식한 덕분이다.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간 마칸 일렉트릭 4S 2026년형 모델을 수도권 고속도로와 고속화도로, 도심 일대에서 총 200㎞가량 타본 소감도 시장 반응과 다르지 않았다. 마칸은 전동화에도 포르쉐만의 '달리는 즐거움'을 그대로 구현한 차량이었다.

오히려 차량에 깔린 고전압 배터리가 차체를 안정감 있게 잡아주면서 내연기관 대비 최대 250마력 이상 높은 출력으로 더욱 강력한 주행 성능을 제공해 레이싱 본능을 한껏 끌어올렸다. 국내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해 배터리는 올해부터 중국 CATL에서 삼성SDI로 바뀌었다.

포르쉐 중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4S 2026년형 모델 측면 모습. 2026.4.17/뉴스1 김성식 기자


마칸 4S, 516마력·제로백 4.1초…회생제동 크지 않아 이질감 최소화

마칸 일렉트릭은 런치 컨트롤 작동 시 △마칸 4 408마력(300KW) △마칸 4S 516마력(380kW) △마칸 GTS 571마력(420kW) △마칸 터보 639마력(470kW)의 오버부스트 출력을 발휘한다. 시승 차량인 마칸 4S는 83.6kg·m의 최대토크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4.1초에 불과하다.

이 정도 출력이면 차선 추월, 고속도로 합류 등 웬만한 급가속 상황에서 즉각 대응하는 데 충분하고도 남았다. 정체가 사라진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서 차량의 속력을 올려보니 시속 100㎞로 달리는데도 마치 시속 50㎞로 달리듯 안정적이었다. 공도에선 이 차의 성능을 다 보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전기차답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량이 즉각 튀어 나가기 때문에 지하주차장 커브 진출입로를 올라갈 때는 오른쪽 발에 힘 조절이 필요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하단의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을 돌리면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오프로드 등 4개의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를 가동하면 대시보드의 엠비언트 라이트가 파랗게 번쩍인 뒤 노멀 모드에선 들을 수 없었던 '웅'하는 가속음을 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마다 가속음이 저음에서 고음으로 피치를 올려 과거 엔진음 못지않게 심장을 울렸다. 가속 반응도 노멀 모드에 비해 좀 더 빠른 느낌이었다.

회생제동 감도는 크지 않아 전기차 특유의 주행 이질감은 최소화했다. 스티어링휠 왼쪽의 마름모 버튼을 누르면 회생제동을 켤 수 있다. 이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더라도 시속 10㎞ 감속에 걸리는 시간은 5초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 주행 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엔진 기어가 저단으로 변속하면서 자동 발생하는 '엔진 브레이킹' 수준의 감속으로 전기차를 처음 타는 동승자가 급격한 속도 변화로 인해 멀미할 일은 없어 보였다.

포르쉐 중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4S 2026년형 모델 후·측면 모습. 2026.4.17/뉴스1 김성식 기자


삼성SDI NCA 배터리, 항속거리 450㎞…뒷바퀴 5도 조향으로 유턴 편리

마칸 4S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항속거리)는 공인 복합 기준 450㎞에 달했다. 실제 2박 3일간 200㎞를 달린 뒤 계기판에 뜬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256㎞로 공인 항속거리보다 길었다. 2026년형 모델부터는 삼성SDI의 100kWh급 각형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가 탑재돼 기존 2025년형에 쓰인 CATL의 동급 각형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대체했다. 한국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 시장 특성을 고려해 포르쉐코리아가 독일 본사에 배터리 공급처 변경을 건의했다고 한다.

마칸 역사상 최초로 리어 액슬(차축)에 스티어링(5도)을 탑재해 앞바퀴뿐만 아니라 뒷바퀴까지 회전, 주차장에서 빠져나오거나 유턴할 때 회전 반경을 줄일 수 있어 유용했다. 특히 유턴을 마칠 때 통상 반대편 세 번째 차로에서 180도 회전이 끝나는 일반적인 중형 SUV들과 달리 2번째 차로와 3번째 차로 중간 지점에서 끝났다.

액티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차 후 재출발까지 지원해 도심 정체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됐다. 경사로밀림방지는 경사로에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막아줘 한층 편리했다.

주행 중 기본으로 켜지는 차선이탈방지는 개입 정도가 크지 않아 실선을 넘어서면 핸들을 가볍게 원위치로 잡아주는 정도였다. 이러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들은 스티어링휠 하단의 별도 레버를 통해 조정해야 해 적응에 시간이 걸렸지만 익숙해지니 직관적이었다.

포르쉐 중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4S 2026년형 모델 1열 실내 모습. 2026.4.17/뉴스1 김성식 기자


전자식 댐핑 시스템 부드러운 승차감…2열 공간 충분해 패밀리카로도 무방

승차감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서스펜션 자체는 고속 안정성을 중시하는 포르쉐답게 단단하게 세팅된 편이었지만 전자 제어식 액티브 댐핑 시스템이 탑재돼 방지턱이나 요철 구간을 좀 더 부드럽게 넘을 수 있다. 센서가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 댐퍼 내의 감쇠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형태다. 전고가 1624㎜로 동급 중형 전기 SUV 대비 낮은 편인 점도 하체에 깔린 고전압 배터리의 무게와 함께 세단처럼 낮게 깔리는 느낌을 줬다. 전 트림 사륜구동을 제공해 한층 안정적인 주행 질감을 선사하며 최상위 터보 트림에선 에어서스펜션이 추가로 들어간다.

실내에는 12.6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10.9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 등 총 3개의 디스플레이가 정비례로 탑재돼 안정감 있었다. 내장 내비게이션은 다음 갈림길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줬지만, 별도의 음성 안내가 없고 어느 차로를 타는 게 유리한지 표시가 안 되는 점은 아쉬웠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등 스마트폰 무선 연결이 가능한 만큼 외부 내비게이션을 많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2열 시트는 180㎝인 성인 남성 2명이 앉기 충분했다. 무릎 공간은 1열 시트를 중간으로 정렬했을 때 기준 주먹 2개 반 정도가 들어갔다. 머리 공간은 손바닥 하나 정도가 들어가거나 정수리가 천장을 스치는 정도였다. 포르쉐·아우디의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 PPE를 기반으로 설계돼 센터 터널이 없어 2열 중간에 앉기에도 편리했다. 이 정도면 패밀리 SUV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크기다. 1열 선쉐이드에서 시작된 파노라마 선루프가 2열 헤드레스트까지 이어져 있어 낮은 전고에도 개방감이 느껴졌다.

포르쉐 중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4S 2026년형 모델 1열 실내 모습. 2026.4.17/뉴스1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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