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진 신임 삼성전자 DX부문 VD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사장급 사업부장을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닌 연중 수시 인사 형식으로 선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원포인트 인사의 의미가 작지 않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TV 사업을 둘러싼 위기감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의 합산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6000억원, 20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2000억원 흑자를 내긴 했지만, 과거 간판 주력 사업으로 회사를 이끌던 존재감은 사라졌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아 왔다.
이는 TCL 등 중국 업체들이 하드웨어 기술력을 따라잡으며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15% 점유올로 1위를 수성했다. 다만 TCL 등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25%로 삼성전자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물량 기준으로는 중국 업체가 1위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업계에는 이미 파다하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는 관전 포인트가 적지 않다. 특히 주목 받는 점은 정통 하드웨어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 마케팅 전문가가 TV 사업을 이끌게 됐다는 점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TV 사업의 연구개발(R&D) 파트들은 하드웨어가 중심이 돼서 끌고 나갔다”며 “그동안 삼성전자는 대표하던 TV 수장들은 대부분 하드웨어 개발자 출신들”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구글코리아 대표이사, 구글 부사장 등을 역임한 후 2014년 삼성전자 VD사업부에 합류한 이원진 사장의 이력은 과거 수장들과 차이가 크다.
이 사장은 VD사업부장을 맡으면서도 서비스 비즈니스 팀장을 겸직하는 점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삼성 TV 전략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는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이 사장은 구글 시절의 경험 등을 살려 고객의 시청 경험을 돕는 광고 기반 무료스트리밍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 아트 구독 서비스인 ‘삼성 아트스토어’ 같은 서비스 확장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제품 수요 확대를 자극하는 동시에 서비스와 관련 광고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사장은 풍부한 사업 성공 경험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주도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등 TV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보좌역으로 물러난 용석우 사장은 R&D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로봇 등 세트사업 전반에서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