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 뉴스1 김영운 기자
1인당 6억 원가량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의 조합원 주도로 기부금 약정 취소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 부문 사내 게시판에선 초기업노조 소속 조합원 주도로 기부금 약정을 취소하자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부금 약정 제도는 희귀질환, 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 등 다양한 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임직원들이 매월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후원하기로 약정하면 회사는 동일한 금액을 일대일로 매칭, 추가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선의에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더해 기부 효과를 두 배로 늘리고, 사회공헌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2010년 기부금 약정 제도를 도입, 운영 중이다.
최근 일부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들은 회사가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기부하는 돈이 아깝다면서 사내 게시판에 기부금 약정을 취소했다는 글을 게시했고 이후 노조원 100여 명이 동일한 글을 연이어 게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조합원은 사내 게시판에 다른 조합원들의 '기부금 약정 취소' 동참을 권유하면서 '기부 취소 분위기'를 조장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노조의 연대 의식이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회사와 임직원이 함께 매칭, 조성하는 기부금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공익적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하겠다는 공동의 약속인데, 노조원들이 단순히 '돈 문제'로 취급, 파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부 약정을 취소한 것은 나눔의 취지를 훼손하고 개인과 조직의 윤리적 기준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가진 사회적 책임과 상호 협력의 의미를 훼손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특히, 노조가 천문학적인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한편으로는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매칭 기부금으로 제공하는 금액이 아깝다면서 약정을 취소하는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는 최대 45조 원 규모의 성과급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주배당액(약 11조 원)의 4배이자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약 37조 원)를 상회하는 규모다. DS 부문 임직원 1인당 약 6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게다가 노조는 이달 예고한 총파업 스태프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1인당 30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쟁의 기간 중 조합비를 기존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5배 인상하기로 결정한 시점과 맞물려 비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1인당 6억 원의 성과급은 당당히 요구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매월 몇만 원의 기부는 회사 매칭이 아깝다며 단체로 취소하는 것은 노조가 '사적 이익' 앞에선 한 치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책임'에는 철저히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국내 최대 규모 노조의 품격에 걸맞지 않은 자기중심적 행태"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DS 부문 중심의 성과급 요구에 집중되면서 내부에선 '노노(勞勞) 갈등'이 일고 있다. 노조가 DX부문 직원들의 입장은 외면하는 모습에 '노노 갈등'이 일며 DX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노조 탈퇴 움직임도 확산 중인 것이다.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요청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29일엔 1000건 이상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탈퇴 인증이 이어지며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주주들 역시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를 향해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한 상태다. 노조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피해 규모가 3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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