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전 거래일 보다 184.06포인트(2.79%) 오른 6782.93에 시작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는 6800선 마저 돌파하며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2026.5.4 © 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코스피 '칠천피' 시대를 향한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이 두 달 만에 다시 13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뒀고, 신용공여 잔고도 연일 사상 최고를 경신하면서 36조 원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29조 7321억 원으로 지난 3월 6일(129조 9574억 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3월 초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변동성이 극대화되면서 코스피가 급등락하던 시기다. 개전 후 첫 거래일인 3월 3일 129조 8188억 원을 기록했고, 4일에는 132조 682억 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3월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면서 줄어들던 예탁금은 지난달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31일 110조 2889억 원이던 예탁금은 지난달 15일에는 117조 1651억 원으로 불어났고, 다시 2주일 만에 130조 원에 육박하게 됐다.
투자자 예탁금은 고객이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투자매매업자나 투자중개업자에게 맡긴 자금으로,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예탁금이 늘어날수록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코스피가 폭등하면서 다시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공포 심리가 잦아들고 시장의 관심이 기업들의 실적으로 옮겨가면서 지난달 코스피는 5052.46에서 6598.87로 30.61%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증시 중에서도 최고 상승률이다. 상승률 2위는 대만 가권(22.7%)이고, 일본 닛케이는 16.1%의 상승률로 뒤를 이었다. 이어 미국 나스닥(15.3%), 미국 S&P500(10.4%), 중국 상하이 종합(5.7%) 등 순이다.
이날도 코스피는 4% 넘게 올라 장중 6900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SK하이닉스(000660)도 11% 넘게 올라 장중 144만 원을 돌파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005930)에 이은 두 번째 시총 1000조 원 달성이다.
미국의 주요 빅테크가 인공지능(AI) 자본지출(CAPEX) 규모를 상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든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공격적 자금을 의미하는 신용공여 잔고도 연일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36조 68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0일부터 15거래일 연속 상승 추세이고, 같은 달 20일(34조 2592억 원)부터 8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증권사들도 신용 대출을 다시 일시 중단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용융자 및 증권담보융자(대출)를 일시 중단한다"고 고객들에게 공지했고, KB증권도 신용잔고가 5억 원을 초과할 경우 신용매수가 불가능하도록 제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30일부터 신용거래(일반형, 투자형, 대주형)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다만 외국인들이 지난달 월간 1조 1283억 원을 순매수하는 등 실적 기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중동 전쟁 초기 당시 빚투 과열 양상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차전지, 에너지 등 단기과열 부담과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단기과열 해소 국면의 트리거가 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코스피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 코스피는 전형적인 실적장세가 진행 중이고,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하는 등 지수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jup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