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프로필렌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원료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가 시행된 15일 서울 방산시장의 한 점포에 플라스틱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2026.4.15 © 뉴스1 최지환 기자
정부가 플라스틱 용기 납품 거래를 대상으로 납품 대금 연동제 위반 점검에 나선다. 최근 중동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납품단가 반영 여부를 둘러싼 현장 갈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4일 관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원가 상승분이 납품 대금에 적정하게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직권 서면조사를 실시했다.'납품 대금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경우 이를 납품 대금에 반영하도록 한 제도로,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다.
서면조사를 마친 중기부는 7일부터 총 7개 위탁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착수한다.
이번 조사는 플라스틱 용기 제조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합성수지 원료 가격이 최근 약 30% 상승하면서 관련 업체의 부담이 급증한 점을 고려해 추진됐다.
조사 대상은 식료품 제조업, 음료 제조업, 커피 프랜차이즈업 등 3개 업종의 15개 위탁기업이다. 이 가운데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등 대형 수요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최근 1년간 146개 수탁기업과 약 3200억 원 규모의 플라스틱 용기 납품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면조사 결과 △법 위반이 의심되는 기업 2곳 △자료 제출이 불성실한 기업 2곳 △거래 수탁기업이 많은 기업 3곳 등 총 7개 사가 현장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현장 조사에서는 연동 약정 미체결, 납품 대금 및 지연이자 미지급, 부당 단가 인하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쪼개기 계약이나 연동제 미적용 합의 강요·유도 등 탈법행위 여부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쪼개기 계약은 납품 대금 연동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거래를 인위적으로 나눠 체결하는 행위를 말한다. 예컨대 일정 규모 이상의 계약을 여러 건의 소액 계약으로 분할해 연동제 적용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사례로 꼽힌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인해 비닐·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등 석유화학 제품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비닐·플라스틱 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사진은 27일 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한 플라스틱 기업 공장의 모습. 2026.3.27 © 뉴스1 김영운 기자
현장에서는 이미 원가 상승과 대금 회수 지연이 겹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플라스틱 용기 납품업체 관계자는 "중동 전쟁 여파로 원가는 50% 가까이 올랐지만 단가는 그대로"라며 "일부 대기업은 대금 지급도 미루고 있어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기부는 위탁기업과 거래 중인 수탁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병행해 현장 애로와 불공정 사례를 추가로 파악할 계획이다.향후 5~6월 현장 조사 및 설문조사를 거쳐 8월 중 결과를 종합·처분할 예정이다.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적발된 위반 행위에 대해 개선 요구와 시정명령, 벌점 부과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납품 대금 연동제를 성실히 이행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할 계획이다. 연동제 참여 기업에 대해 포상과 실태조사 면제 등 혜택을 강화해 자발적인 제도 참여를 유도하고, 원가 상승분이 납품단가 적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 안착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연동제 회피를 위한 탈법행위를 철저히 점검하고, 아울러 제도를 성실히 이행하는 기업에는 충분한 유인을 제공해 공정한 거래 관행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이 20일 오후 경기도 화성 소재 신명이노텍을 방문해 플라스틱 봉투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0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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