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기아 평택항 전용부두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2026.4.3 © 뉴스1 김영운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유럽연합(EU) 생산 자동차 관세를 다시 올리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반사이익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유럽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주로 판매하는 럭셔리 차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우리 완성차업체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어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도 자동차 관세 인상을 거론했던 점 또는 관세를 협상 카드로 자주 사용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가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최대 52조 원 피해" 우려
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4일부터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5%에서 25%로 높인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유럽 주요 국가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오자 관세 카드로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4월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적용했다. 특히 EU 자동차는 기존 적용되던 최혜국대우(MFN) 관세 2.5%를 더해 총 27.5%의 관세 폭탄을 떠안았다.
이후 양측은 '턴베리 협정'을 통해 지난해 8월부터 관세를 15%로 낮췄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MFN 관세가 더해질 경우 EU 자동차 관세는 다시 27.5% 수준으로 높아진다.
미국 시장에서 유럽산 자동차는 독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관세 인상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유럽산 자동차 소비량 82만 대 가운데 폭스바겐그룹이 21만 8000대(26.6%),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각각 17만 6000대(21.5%)를 차지했다.
폭스바겐그룹은 3월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미국 관세 인상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50억 유로(약 8조 63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벤츠 역시 미국 관세로 10억 유로(약 1조 7300억 원)에 해당하는 손실을 봤다고 했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독일이 150억 유로(약 25조 90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장기적으로 피해액은 300억 유로(약 51조 800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차·기아 주가 ↑…"고가 차량 반사이익"
EU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등 완성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한국이나 일본 업체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어서다. 현재 미국은 국내와 일본 생산 자동차에 15%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주가도 소폭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첫 개장일인 지난 4일 현대차(005380) 주가는 종가 기준 53만 9000원을 기록했다. 직전 종가 53만 10000원 대비 1.5% 높아졌다. 기아(000270)는 같은 기간 15만 1800원에서 15만 4000원으로 1.4% 올랐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수출 유럽산 자동차는 럭셔리 브랜드 비중이 높아 관세율 부과 조치는 제네시스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제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비(非) 럭셔리 브랜드 고가 차종 역시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도 유럽과 비슷한 불만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마냥 안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한국의 대미 투자 집행이 늦다는 이유로 국내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비판한 만큼 관세 인상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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