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6일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단협을 본격 시작한다. 기아 노사도 현대차에 이어 임단협안을 구체화하며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 상견례가 6월에 열렸고 기아는 8월에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과급 넘어 이익배분”…2년 전부터 강경 요구 지속
이번 임단협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급 성과급 요구와 함께 ‘기술 전환 국면에서의 주도권 확보’로 쟁점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양사 노조는 공통적으로 전년도 수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이는 삼성전자 노조(15%),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20%) 등보다 큰 것이다. LG유플러스 노조 정도만 30%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024년부터 ‘이익의 30%’라는 완전 연동형 성과급 요구를 본격화한 뒤 올해까지 동일한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현대차·기아가 역대 최대 매출·이익을 기록한 만큼 성과 배분도 비례해야 한다는 논리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10조3648억원을 기준으로 성과급 규모를 단순 계산하면 3조원을 웃돈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화할 경우 실적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기업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호황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업황이 꺾일 경우 투자 여력 감소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여기에 더해 AI·로봇 도입에 따른 임금 하락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완전 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며 성과·잔업 중심의 임금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완전 월급제는 생산량이나 근무 형태 변화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구조다. 자동화가 진행될수록 노동시간 감소에 따른 임금 하락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 변동과 무관한 고정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이 크다.
현대차 노조가 제시한 1공장 재건축 조건 역시 이번 협상의 또 다른 뇌관이다. 노조는 휴업을 원칙으로 한 고용 보장과 전 공장 대상 공정한 전환배치를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재건축 자체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술 전환기 주도권 싸움…고용 vs 투자 충돌 본격화
기아 노조의 요구도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과 비슷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통적으로 강성 노조의 협상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요구를 먼저 제시한 뒤 협상 과정에서 일부를 양보하는 방식”이라며 “성과급 30% 지급, 로봇 도입 제한 등은 과도한 요구로 기업 경영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아 노조의 요구안에는 AI·로봇 등 신기술 도입 시 기존 ‘통보’ 수준을 넘어 노조와의 ‘협의’를 의무화하고, 이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같은 요구안은 단일 항목이 아니라 ‘패키지’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 난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임금, 근로시간, 정년, 고용, 기술 도입, 설비 투자까지 전방위적인 요구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어느 하나만 양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가 파업을 겪으며 무분규 기록이 깨진 전례도 부담이다. 당시에도 임금 및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며 생산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올해는 여기에 기술 통제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갈등의 폭과 깊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로봇·AI 도입이 고용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노조가 일정 부분 협의 요구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스마트 공장화와 자동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노사 간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