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부동산에 매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김성진 기자
국내 50대 그룹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롯데는 각각 10조 원 이상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보유하며 가장 큰 규모를 형성했다. 일부 계열사에선 공정가치가 장부가의 8배를 넘거나 공정가치 대비 임대수익률이 200%를 넘는 사례도 확인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6일 국내 5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비상장 계열사 374곳 가운데 2년 연속 비업무용 부동산(투자부동산) 가치를 공시한 181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투자부동산 총액은 2025년 기준 106조 283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101조 9528억 원 대비 4.2% 증가했다.
비업무용 부동산은 기업이 생산·영업 활동에 직접 사용하지 않거나, 업무에 필요한 면적을 초과해 보유하는 토지나 건물 등을 의미한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투기 억제와 토지 이용 효율화를 위해 취득·보유·양도 단계에서 높은 세율이 적용됐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규제가 완화되며 세 부담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비업무용 부동산을 ‘불로소득’으로 보고 과세 강화를 검토하면서 기업 자산 전략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리츠(REITs)를 제외하고 2년 연속 공시가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취득가 기준 장부금액이 아닌 현재 시장 가치를 반영한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산출됐다. 공정가치로 분석하는 이유는 실질적인 부동산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국내 주요 그룹 보유 비업무용 부동산 공정가치(단위 억 원).(자료 리더스인덱스)/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50대 그룹서도 보유 규모 차이 커…삼성·롯데 10조 이상
50대 그룹 내에서도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규모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10조 원 이상을 보유한 곳은 삼성과 롯데 두 곳뿐이었고, 한화와 KT가 8조 원대를 형성했다.
이어 미래에셋이 5조 원대, GS·다우키움·LG·신세계가 4조 원대, LS·포스코·교보생명보험이 3조 원대를 기록했다. 이들 12곳을 포함해 1조 원 이상 보유한 그룹은 총 25곳으로 집계됐다.
가장 규모가 큰 그룹은 삼성이다. 삼성의 비업무용 부동산 공정가치는 12조 7690억 원으로 자산 총액 대비 1.5% 수준이다. 전년에 비해 8.2% 감소했다. 계열사 중에서 삼성생명이 11조 7863억 원을 보유하며 그룹 전체 비업무용 자산 대부분을 형성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11조 51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자산 대비 비중은 7.6%로 삼성보다 높다. 롯데쇼핑(6조 8284억 원)과 호텔롯데(2조 7902억 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한화그룹은 8조 8244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6.5% 증가했다. 한화생명(4조 5970억 원)과 ㈜한화(3조 6304억 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KT그룹은 8조 33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KT(7조 7736억 원)에 자산이 집중된 구조다.
미래에셋그룹은 5조 7684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전년에 비해 21.1% 감소했다.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캐피탈(3조 9316억 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1조 7468억 원)이 가치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GS그룹은 4조 75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GS(1조 7394억 원)와 GS건설(1조 5596억 원)에 집중돼 있으며, 두 계열사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다우키움그룹은 4조 3683억 원으로 전년보다 71.9%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다우기술, 다우데이터, 키움증권 등 주요 계열사에 분산된 구조를 보였다.
LG그룹은 4조 13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해 큰 변동은 없었다.
신세계그룹은 4조 493억 원으로 10.6%) 감소했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다.
LS그룹은 3조 3046억 원으로 14.9% 증가했으며, 계열사 E1이 2조 1667억 원으로 핵심 자산을 형성했다.
그룹 4곳 비업무용 부동산 비중 높아…임대수익창출 활용
그룹 자산 대비 비업무용 부동산 비중이 10%를 넘는 그룹은 4곳으로 나타났다.
HDC그룹이 15.3%로 가장 높았고 KT&G그룹 11.1%, KT그룹 10.5%, 현대백화점그룹 10.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50대 그룹 평균 2.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취득 당시 대비 비업무용 부동산 가치가 크게 상승한 경우도 다수였다.
장부금액 대비 공정가치가 200%를 넘는 계열사가 46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300% 이상은 17곳으로 나타났다. 취득 당시보다 가치가 2~3배 이상 상승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가장 높은 곳은 HDC영창(857.3%)으로 나타났다. 이어 KT알파(654%), 롯데정밀화학(617%), 현대그린푸드(498.7%), 남해화학(453%), 현대백화점(452%) 등도 장부금액 대비 비업무용 부동산의 현재 가치가 300% 이상 뛰었다.
공정가치 대비 임대수익률이 5% 이상인 그룹은 12곳에 달했다. 비업무용 부동산이 사실상 본업 외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CJ그룹은 5112억 원 규모 자산에서 490억 원의 임대수익을 올리며 9.6%로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그룹(8.0%), 현대차그룹(7.4%), GS그룹(7.3%), 신세계·영풍그룹(각 7.1%) 등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계열사 기준으로는 임대수익률 5% 이상이 60곳, 10% 이상도 15곳에 달했다.
CJ프레시웨이는 공정가치 43억 원 대비 102억 원의 임대수익을 올리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세아베스틸(57.2%), 현대그린푸드(21.7%), 아시아나항공(18.2%), 한화호텔앤드리조트(16.8%), 파르나스호텔(15.8%) 등이 공정가치 대비 높은 임대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