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국제유가 '올해 평균 100달러 이상' 전망도…고유가 고착화

경제

뉴스1,

2026년 5월 06일, 오전 06:10

서울의 한 주유소. 2026.5.4 © 뉴스1 박정호 기자


중동 전쟁이 2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올해 국제유가 평균이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쟁 이후 단기적으로 유가가 15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은 있었지만, 연평균 100달러 이상 전망까지 나오면서 고유가 고착화 우려가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 교착 상태가 길어지면서 공급 차질이 구조화되고, 글로벌 원유 재고도 빠르게 줄어든 영향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OPEC+ 증산 결정,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구상 등 하방 변수도 거론되지만, 실제 유가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IB 올해 유가 전망 85→100달러로 상향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 IB인 바클레이즈는 최근 올해 연간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100달러로 직전 전망(85달러)보다 15달러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호르무즈 해협 교착 상태를 전망 상향의 핵심 이유로 지목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생산 손실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주요 IB들은 중동 전쟁에도 올해 연간 유가 전망치를 100달러로 올려 잡지 않았다.

앞서 주요 IB들의 연간 유가 전망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77.5달러, 스탠다드차타드 85.5달러, 골드만삭스 85달러 등이다.

대부분 IB는 호르무즈 해협 장기화로 인해 단기간 국제유가가 최대 150달러에 육박할 수는 있지만, 전쟁이 종료되면서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는 석유 시장 공급 충격이 지속되면서 하루 66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5월 말까지 혼란이 지속되면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로 다시 책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WB)도 올해 국제유가 상승세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WB는 중동 전쟁 여파로 올해 에너지 가격이 24%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브렌트유 평균을 86달러로 예측하면서도 핵심 석유·가스 시설 피해가 커지고 수출 회복이 지연될 경우 평균 가격이 11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에는 전쟁 종료 이후에도 공급 차질이 바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고유가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둔화하고 있지만, 해협 봉쇄와 에너지 인프라 손상으로 인한 공급 손실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분기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1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준의 감소다.

반면 공급 차질은 누적 기준으로 더 크게 발생하는 추세다. IEA는 에너지 인프라 손상과 수출 차질 등으로 인해 3월에는 3억 6000만 배럴 이상, 지난달에는 4억 4000만 배럴 이상의 누적 공급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JP모건도 4월 하루 430만 배럴의 글로벌 수요 감소를 전망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작년 2월 19일 호르무즈 해협을 촬영한 사진을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X에 게시했다. 2026.04.17. © 신화=뉴스1

UAE 탈퇴·OPEC 증산·호르무즈 정상화 변수…효과는 제한적
물론 유가 하방 변수도 있다. UAE의 OPEC 탈퇴, OPEC+ 7개국의 하루 18만 8000배럴 증산 결정,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구상 등이 대표적이다. 중동 전쟁 상황이 호전될 경우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UAE는 지난 1일부터 OPEC과 OPEC+에서 탈퇴했다. 하루 약 340만 배럴을 생산하는 UAE는 세계 7위 산유국으로 꼽힌다.

또 OPEC+ 7개국이 하루 18만 8000배럴의 증산을 결정한 점도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

다음달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등 6개국은 하루 18만 8000배럴을 추가 생산한다. UAE의 탈퇴 선언 이후 카르텔 내 균열이 커지자, 증산을 허용해 이탈을 막으려는 조치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공급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유국들이 생산을 늘리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봉쇄된 상황에서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증산 규모도 시장 부족분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바클레이즈가 추산한 시장 부족분은 하루 약 660만 배럴이다.

OPEC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모든 OPEC+ 회원국의 3월 원유 생산량이 평균 3506만 배럴로 2월보다 770만 배럴 감소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 역시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이 안전하게 빠져나오도록 지원하는 작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한 후 곧바로 상승 흐름을 회복했다.

지난 4일 한국시간 오후 4시쯤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9.05달러에 거래됐다. 전일(108.17달러)보다 0.88달러 오른 수준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급·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 상방 압력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불확실성으로 하방 압력이 일부 상쇄되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phlox@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