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3월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최지환 기자
노동절 이후 노동계가 입법과 현장 투쟁을 동시에 밀어붙이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년 연장과 '일하는 사람 기본법', 기간제법 개정 등 핵심 입법 과제에 더해,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까지 확산되면서 산업 현장 전반에서 갈등이 빠르게 커지는 양상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교섭 범위가 넓어진 가운데, 노동계는 이를 발판으로 제도 개편과 교섭 구조 변화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주요 쟁점마다 노사 간 입장 차가 뚜렷한 만큼 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긴장도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특히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늘면서 현장에서는 교섭 책임 범위를 둘러싼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교섭이 지연되거나 노동위원회 판단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난다.
노동계는 오는 7월 총파업까지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어서, 노동절 이후 노정 관계가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간제법 개정…'유연성 vs 보호 강화' 정면 충돌
현행 기간제법은 '2년 초과 사용 시 무기계약 전환' 구조를 두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이 일정 기간 이후 계약 종료를 선택하는 관행이 고착화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와 경영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오히려 고용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한다.
반면 노동계는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이나 규제 완화가 비정규직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용기간 확대가 아닌 사용 사유 제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고용 유연성 확대'와 '비정규직 보호 강화'라는 상반된 정책 목표가 충돌하면서, 법 개정 방향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보호 확대 vs 실효성 논쟁
플랫폼·특수고용 종사자를 포괄하는 새로운 법 체계 도입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기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권리 선언에 그칠 가능성을 제기하며 실질적 보호 장치가 부족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최근 물류·운송 분야 갈등과 맞물리며 특수고용 노동자의 법적 지위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년 연장…65세 법제화 vs 재고용 간극
고령화 대응과 직결된 정년 연장 문제 역시 핵심 의제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경영계는 기업 부담과 청년 고용 위축 가능성을 이유로 재고용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정년 연장은 임금체계 개편과 맞물린 사안으로, 단순한 연령 상향을 넘어 임금·직무 구조 전반의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노사 간 입장 차가 쉽게 좁혀지기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교섭 범위가 확대된 가운데, 노동계는 이를 발판으로 입법 요구와 현장 투쟁을 결합하며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산업 현장의 갈등 요인까지 겹치면서 노정 관계가 다시 긴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오는 7월 15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그에 앞서 교섭에 소극적인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단계적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요 입법 논의 일정과 맞물려 집단행동 수위가 점차 높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처럼 교섭 구조 변화와 입법 쟁점이 맞물리면서, 노동절 이후 노사정 갈등은 개별 현안을 넘어 교섭 질서와 고용 구조 전반을 둘러싼 충돌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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