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 당한 태국 화물선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 AFP=뉴스1
5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를 구매하기 위한 웃돈(프리미엄)이 배럴당 20달러에 육박하며 국내 정유업계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가 계속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의 불확실성이 재부상해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반면 국내 석유 제품 판매 가격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묶여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치솟는 원유 도입 단가와 물류비를 국내 판매가에 적용하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유사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수가 발생하면서 혼란이 극심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리스크 재점화…사우디 프리미엄 '20달러' 급등
6일 업계에 따르면 핵심 수입 유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 라이트(경질유)의 5월 인도분 프리미엄은 약 2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기본 국제 유가 상승분에 프리미엄 금액까지 얹어지면서 수입 원가가 급등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곧 원가 상승을 의미한다"면서 "상황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을 해협 바깥으로 빼내기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했다. 현지에선 국내 선박에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불확실성이 재부상하면서 두바이유는 4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6.0% 급등한 106.9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산원유는 4.4% 상승한 106.42달러, 브렌트유는 5.8% 오른 114.44달러에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악조건 속에 기본 유가까지 높아지면 원가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등 기름 가격이 적혀 있다./뉴스1 최지환 기자
판매가격제에 인상분 반영 불가…"최악은 불확실성 그 자체"
원가 지표는 급등하고 있지만 국내 석유 제품 판매가는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분을 국내 소매가에 반영할 길이 막히면서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유사들은 글로벌 시세와 억눌린 내수 판가 사이의 괴리를 떠안고 있다. 손익분기점 방어마저 한계에 다다랐다는 위기감이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원유 가격뿐만 아니라 아시아 역내 국제 제품 가격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급격한 정세 변화는 정유업계의 대응 능력을 마비시키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상황이 너무 급변해 예측이 매우 어렵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갈등이 정리될 것처럼 보였으나, 다시 선박이 공격받는 등 하루가 다르게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선 차라리 상황이 꾸준히 안 좋으면 그에 맞춰 비상 대응책이라도 수립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처럼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이 경영에 훨씬 더 큰 악재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