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래은 한국패션협회장이 3월 11일 지식재산처 주최로 열린 'K-패션 수출기업 지식재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패션협회 제공)
한류 인기로 해외 e커머스 플랫폼에서 K-패션 브랜드를 위조하거나 듀프(저렴한 대체품) 상품이 나오고 있어 국내 패션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선제적으로 상표와 디자인을 출원하며 법적 보호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해외 공조를 위해 지식재산처 등 당국과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고 있다.
상표 선점에서 디자인 모방으로…IP 침해 해결 역부족
6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브랜드와 상표 위주로 지식재산권(IP) 침해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판단이 어려운 디자인 모방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트렌드 주기가 짧고 비슷한 디자인이 많은 패션 특성상 침해 입증도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지식재산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이후 3년간 해외에서 우리 기업 상표가 무단으로 선점된 건수는 2만1210건이었다.
이 가운데 화장품은 3181건, 의류는 2866건으로 소비재 분야에 피해가 집중됐고 발생 국가는 중국(26%), 인도네시아(23.4%), 베트남(13.8%) 순으로 많았다.
OECD-EUIPO '2025 글로벌 위조상품 동향' 보고서(Mapping Global Trade in Fakes 2025) 갈무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이 공동 발간한 '2025 글로벌 위조 상품 동향' 보고서 역시 2021년 기준 전세계 위조품 주요 출처로 중국(47%)과 홍콩(27%)을 꼽았다.
이런 해외 상표 침해 사례에 각 기업이 절차에 따라 대응하고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실제로 해결되는 경우는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발달로 이미지 복제 속도가 빨라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며 "IP 침해 사례를 1건 찾아 플랫폼에 신고하고 삭제하는 사이에 비슷한 사례가 10건 생겨나는 식"이라고 말했다.
작년 의류 국제디자인 출원 28% ↑…"사후 대응보단 사전 예방"
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후 조치보다는 사전 예방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가 최근 선제적인 상표·디자인 출원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디자인분류(로카르노) 다출원 품목 1위는 의류로 총 7658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7.9% 증가한 수치다.
지식재산처 발간 '2025 지식재산 통계' 갈무리
원칙적으로 해외에 디자인을 등록하려면 직접 해당 국가의 법과 절차에 따라 출원해야 하지만, 헤이그협정에 따라 우리나라 지식재산처에서 하나의 출원서로 여러 국가에 동시에 디자인 출원(헤이그시스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패션협회가 운영하는 패션IP센터도 최근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재권 침해 사례에 대한 사후 조치를 넘어 '사전 예방 중심'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는 것이 골자다.
상표·디자인 등 지재권 분쟁 대응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해외 온·오프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위조·모방 상품 증거를 확보, 현지 법률 대응 및 압수·유통 차단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성래은 협회장은 3월 11일 지식재산처 주최로 열린 'K-패션 수출기업 지식재산 간담회'에서 "패션 산업에서 지식재산은 단순한 권리 보호를 넘어 브랜드 가치 창출과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침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예방 중심의 지식재산 환경 조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상표 선점이나 디자인 무단 도용 사례가 증가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K-패션 브랜드의 위상과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IP 침해에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