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서 화재가 발생한 'HMM 나무'호.(사진=연합뉴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HMM 나무호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긴박했던 주변 선박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외부 피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동료를 구하기 위한 판단을 먼저 했다는 것이다. 전 위원장은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내부에서도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폭발 사고의 화재가 진압된 이후 상황에서도 선원들은 끈끈하게 연대했다. 전 위원장은 “사건이 일단락되고 나서 승선 계약이 만료돼 교대하려던 선원 일부가 교대를 취소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동료를 버리고 자신만 귀국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장 상황은 생각만큼 선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좀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우리나라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 장기 고립이 이어지며 선원들의 교대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는 한국 관련 선박 26척, 선원 160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중동 사태 초기에는 선원이 180명이 넘었으나, 하선과 교대에 따라 체류 인원이 20명 넘게 줄어든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 정박 중이던 HMM의 화물선 나무호는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경 큰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선박 기관실 좌현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화재 발생 후 약 4시간 만에 인명 피해 없이 진압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현장에서는 피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폭발 사고 당시 특별히 내부 화재가 발생할 만한 작업을 하지 않았던 데다, 하필이면 그 시기가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쪽으로 몰려든 선박들에 경고 방송을 내보내던 시점으로 전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앞서 ‘프로젝트 프리덤’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 지원 작전을 추진했는데, 이란 측이 이에 대해 반발로 공격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나무호 선체에는 구멍이 나거나 침수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위원장은 “구멍이 있었다면 기관실 내 화재를 진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박 내부에는 고정식 소화 장치가 설치돼 있다”며 “수백개의 이산화탄소 병을 개방해서 기관실로 방출하고, 이를 통해 냉각과 질식 효과를 통해 소화하는 방식이다. 만약 구멍이 나 있을 경우 불을 끄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약 이란 측의 공격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한국 선박을 향한 표적 공격이라기보다는 단순 위협용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현재 기관실은 여전히 폐쇄 중인 상태로 전해진다. 전 위원장은 “화재는 다 진압됐지만, 밀폐된 문을 열 경우 산소가 유입돼 추가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폐쇄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나무호는 인양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서 대기 중이다. HMM은 나무호를 인근 두바이항으로 옮길 예인선을 확보했으며, 이날 오후부터 사고 선박인 HMM 나무호에 대한 예인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