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사 노선 1개면 강원도 살린다"…軍시설에 막힌 지방공항 '골든타임'

경제

뉴스1,

2026년 5월 07일, 오전 06:20

지난해 9월 강원 양양~제주 항공 정기노선이 재개된 파라타항공 A330(294석)이 강원 양양군 손양면 양양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제주로 향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9.30 © 뉴스1

방한 관광객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10명 중 7명 이상이 수도권으로만 향하고 있다. 정부가 타개책으로 '지방공항 노선 개방'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관광업계는 열악한 공항 인프라를 지적하며 실효성 있는 규제 철폐와 양양공항 등 순수 민간 공항의 적극적인 활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7일 관광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야놀자리서치 분석 결과, 지난해 방한 외국인 1894만 명 중 72%가 인천·김포 등 수도권 공항으로 입국한 반면 비수도권 공항 비율은 16.7%에 그쳤다.

올 1분기 지방공항 입국객이 전년 동기 대비 50% 늘며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전체 파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5 © 뉴스1 이재명 기자

7년 만에 나선 대통령…지방공항 활성화 '기어' 올렸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깨기 위해 최근 정부의 움직임이 한층 바빠졌다. 기폭제가 된 것은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국적 항공사를 위해 균형을 맞춘다고 외항사들의 취항 확대를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감한 노선 개방을 주문했다.

앞서, 2월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도 7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2029년 방한객 3000만명 조기 달성'을 선언하며 지방공항 전용 운수권 설정과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등 당근책을 쏟아냈다.

최고 결정권자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주무 부처들도 칸막이를 허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대구를 시작으로 김해, 청주를 순회하는 '지방공항 연계 지역관광 활성화 협력 포럼'을 가동했다. 양 부처는 하반기 공동 정책협의회를 출범해 외항사 신규 취항 여건과 체류 기간 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비행기 띄우고 싶어도 못 띄운다…군공항의 '물리적 장벽'
문제는 현장 인프라다. 정책 방향은 맞지만, 대다수 지방공항이 군사 시설을 겸하고 있어 외항사가 비행기를 띄우려 해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김동환 주한외국항공사협회(BAR) 회장은 "민간 항공기 사용 시간이 오전 6시~저녁 8시로 묶여 있고 군공항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해공항은 밤 11시면 세관·출입국·검역(CIQ) 직원이 퇴근해 기상 악화 등으로 회항 시 입국 처리를 할 수 없어 리스크가 크다"며 슬롯 추가 배분을 호소했다.

최규완 경희대 교수는 "부처끼리 핑퐁 게임을 막으려면 문체부·국토부·법무부가 참여하는 강력한 통합 협의체를 꾸려 3개월 이내에 핵심 현안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변을 거닐며 활짝 웃고 있다. 2025.6.22 © 뉴스1

"슬롯 제약 없는 양양 띄워라"…노선 1개가 강원도 살린다
전문가들은 군공항의 구조적 한계를 피할 최적의 대안으로 강원 '양양국제공항'을 꼽는다. 현재 국제선이 전무하지만 역설적으로 기존 노선 간섭이나 군사 제약이 전혀 없는 '백지상태'의 민간 공항이기 때문이다.

파급력은 수치로 증명된다. 야놀자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양양공항에 외항사 노선 단 1개가 주 3회만 신규 취항해도 연간 최대 1만 8000명의 외국인이 유입돼 약 298억 원을 소비할 것으로 추산됐다. 노선을 5년간 단계적으로 확장할 경우 5년 차엔 연간 방문객 79만 명, 지역 소비액 1조 2000억 원, 취업유발 2만 명 달성이 전망된다.

제도적 여건도 갖춰졌다. 베트남 등 4개국 국민 단체 관광객에 대한 '15일 무사증(무비자) 특례'가 시행 중이며, 지난해 비엣젯항공 '다낭~양양' 노선이 94.3% 탑승률로 수요를 증명했다.

최 교수는 "양양공항에 비행기가 뜨기 시작하면 강원도 동해안 벨트 경제 전체가 살아날 것"이라며 "이 속도로 정책이 5년간 추진된다면 동해안 일대 인구 감소 문제까지 선제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방공항을 활성화해야 하려면 국토부뿐만 아니라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매달 현장을 직접 찾아 논의하려 계획하고 있다"며 "4월에 이어 5월에도 포럼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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