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상수지, 3개월 동안 1년치 벌었다…"4월 중동 영향 본격화에도 양호한 흐름"(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08일, 오후 04: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 3월 경상수지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여행수지 개선에 힘입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상 처음으로 월간 흑자 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두달 연속 경상수지 흑자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연간 실적에 맞먹는 수준이었다. 4월부터는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겠지만 견조한 흑자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부산 강서구 부산항 신항 부두에서 선적 및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반도체 끌고 K팝이 밀고 3월 경상수지 373.7억달러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3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373억 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올해 1분기 누적 흑자는 737억 8000만달러로 집계돼 3분기 연속 최대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분기(194억 9000만달러)의 4배에 가깝고 2020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765억달러)에 육박한다

가장 큰 공신은 단연 상품수지(350억 7000만달러)였다.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 등 정보기술(IT ) 품목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조업일수 확대가 맞물리며 수출액은 943억 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역별로는 △동남아(68%) △중국(64.9) △미국(47.3%) 등 주요 시장 전반에서 수출이 늘었다. 수입은 592억 4000만달러로 17.4% 증가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이 꾸준히 늘었고, 화공품 등 원자재 수입도 6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또 눈에 띄는 대목은 여행수지다. 1억 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14년 11월 이후 무려 136개월(11년 4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봄철 국내 여행 성수기와 더불어 BTS 등 대형 K팝 공연의 영향으로 외국인 입국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3월 입국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본원소득수지 역시 미국 주식 배당 수입이 분기 말에 집중되면서 35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 전체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에 기여했다.

(자료= 한국은행)
◇ 4월부터 반영될 ‘중동 리스크’…“기조 꺾진 못할 것”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선은 중동 분쟁에 따른 하방 압력으로 향하고 있다.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 차질 등에 따른 중장기적인 비용 상승 압박도 만만치 않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이 3월에는 크게 없었지만 4월에는 상품 수입 쪽과 수출 쪽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전체적인 흐름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비해서는 아직 두드러질 정도는 아니어서, 시차를 두고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4월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112.3달러로 전월(75.4달러) 대비 45%가량 급등했다. 김 국장은 “3월에는 도입 시차로 인해 에너지 수입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지만, 4월부터는 가격 상승분이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유가 상승시) 석유제품 수출 가격 상승 등 플러스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4월은 통상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달인 만큼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체 경상수지 흐름은 결국 반도체 수출 호조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중동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연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3월 금융계정에서는 순자산이 369억 9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와 증권투자가 각각 88억 9000만달러, 40억달러 늘어나며 해외 자산 확보 흐름이 지속됐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40억 4000만달러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다. 한은은 최근 외국인들이 다시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자금이 유입되는 점은 4월 이후 금융계정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 (사진=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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