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 외에 핀테크에도 발행 허용해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09일, 오전 10:3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입법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해 “제도권 금융기관 외에도 핀테크 기업에도 발행을 허용하되 준비금 관리 의무화와 건전성 규제 등을 결합해 금융 안정과 혁신 촉진 간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금융권 대표 씽크탱크인 금융연구원에서 제기됐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금융브리프’ 논단을 통해 공개한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범위는 혁신 촉진과 금융 안정의 균형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발행을 한정하는 방식은 금융 안정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핀테크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이른바 ’은행 지분 51%룰‘을 마련, 은행권이 지분 50%+1주 이상을 가진 컨소시엄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예전 인사청문회에서 ”현재로선 은행이 고객확인 업무를 가장 잘 한다“며 은행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그러면서 ”핀테크 기업은 은행과의 컨소시엄 안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고 혁신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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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선임연구위원은 ”핀테크 기업에도 발행을 허용하되 준비금 관리 의무화와 건전성 규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간다면 두 목표(=혁신 촉진과 금융 안정)의 균형을 달성하면서 국제 규제 정합성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 역시 ”빅테크를 포함한 전면 허용 방식은 혁신을 촉진할 순 있지만, 비금융 발행사로의 (은행권) 예금 이동 가능성이 커진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이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평균인 80% 수준보다 크게 높은 100~110% 수준의 원화 예대율을 갖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으로 예금이 감소할 경우 대출 축소나 고비용 도매자금 조달 확대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할 수 있고,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 평균보다 크게 높은 요구불예금 조달 집중 구조를 갖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이 이 요구불예금을 대체할 경우 인터넷은행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스테이블코인 활성화에 따른 은행업의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관리 방법도 신중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준비금 예치처를 (미국처럼)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비은행 자산으로 전면 허용할 경우 스테이블코인 성장이 은행 예금 기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준비금 일정 비율 이상을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유럽연합(EU) 방식은 성장과 금융 안정의 공존을 가능케 한다“고 말해 EU식 준비금 관리 방식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이 선임연구위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간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정책 변수“라며 ”둘 간의 경쟁구도로 설계되면 시장 혼선과 이중 규제 비효율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스테이블코인이 CBDC의 유통 및 활용을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설계할 경우 중앙은행 통화정책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민간 혁신 역량을 활용하는 효율적인 디지털화폐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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