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非반도체 직원들 "전삼노가 교섭권 회수해야"…노노 갈등 폭발

경제

뉴스1,

2026년 5월 09일, 오후 02:27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열린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4.17 © 뉴스1 김도우 기자


삼성전자(005930) 내 비(非)반도체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 요구에만 집중하면서 비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요구는 사실상 배제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면서다.

삼성전자 3대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3 노조)에 이어 전삼노까지 공동 교섭단에서 이탈하게 되면 삼성전자 노조의 공동투쟁 체제는 사실상 와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X부문서 '反 초기업노조' 여론 확산…"전삼노가 나서라"

9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에 대한 성토가 계속되면서 전삼노가 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한 직원은 "전삼노에서 사후 조정 안건으로 공통 재원을 넣자고 건의했는데 최승호 (위원장이) 수용하기 싫어서 공통 재원은 안건에 없다고 공지해버렸다"고 주장하면서 "전삼노가 교섭권을 위임한 것을 취소해 버리고 다시 교섭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DX 입장에선 교섭이 결렬돼 사후 조정까지 간 마당에 초기업노조가 계속 교섭대표를 해야 될 명분이 있느냐"며 "초기업노조의 욕심에 질렸다. 전삼노가 교섭하면 모두가 해피엔딩"이라고 썼다.

DX 소속이라고 소개한 한 직원은 "법상 대표노조는 전삼노인데 사후 조정을 초기업노조가 해야 되는 것이 맞느냐"며 "DX 입장에선 전삼노가 교섭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사후 조정은 초기업노조가 하지 말고 전삼노가 해주면 안 되느냐"고도 했다.

이 같은 요구는 DX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최승호 위원장이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부문의 성과급 요구에만 매몰된 채 DX의 요구는 사실상 묵살되고 있다는 여론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후 조정 안건 선정 과정에서 전삼노 측은 전 직원을 아우르는 공통 재원을 안건에 포함할 것을 건의했지만 초기업노조 측에서 수용하지 않고 해당 안건이 없다고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DX부문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 직원은 익명 커뮤니티에 "초기업노조가 또다시 DX를 차단해 버렸다" "사후 조정 교섭 위원 중 DX 목소리를 대변해 줄 사람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DX부문 조합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도 최 위원장에 대한 성토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 제3노조 이어 제2노조와도 갈등…왜?

DX부문 직원들의 반발로 노노(勞勞) 갈등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이미 3대 노조인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 공식 이탈했고 전삼노 역시 초기업노조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전삼노는 최승호 위원장에게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초기업노조에서 DX부문 조합원들의 이탈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초기업노조 게시판에는 "노조가 DS부문만 챙기는 마당에 노조에 더 가입해 있을 이유가 없다"며 하루 1000명 이상의 탈퇴 신청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초기업노조는 조합원의 약 80%가 DS부문 직원들로 구성돼 있는데 최 위원장은 DS부문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DX부문에 대해선 사실상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초기업노조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노조라면 양대 부문인 DS와 DX 모두를 아울러야 하지만 DX부문으로부터 외면을 받은 채 DS부문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승호 위원장이 DS부문 내에서는 '교주급 대우'를 받고 있을지 모르지만, DX는 사실상 '돈줄' 정도로만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이런 식이면 과반노조 지위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위원장이 최근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협력사 직원을 비하하는 듯이 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위원장은 '하청업체와도 성과를 나눠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 "정규직은 공부도 많이 한 분들이고, 입사할 때 채용 조건이 달랐는데 일률적으로 같은 선에서 봐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청 노조가 원한다면 원청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면 될 일"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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