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향 뒤엔 ‘냉동 기술’…삼양사, 수입산 텃밭 냉동생지 판 흔든다[르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0일, 오후 07:22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7일 오전 인천 중구 삼양사 인천2공장 4층 냉동생지 생산 라인. 에어샤워를 마치고 들어선 공장 내부에는 고소한 버터 향이 진동했다. 컨베이어 벨트 위로는 수천 개의 페이스트리 반죽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반죽 사이에 버터를 넣고 접고 펴는 ‘라미네이션’ 공정이 쉴 새 없이 반복되자 얇은 결이 층층이 쌓인 반죽이 완성됐다. 기다랗게 늘어진 반죽을 안정화하는 휴지 구간에 들어서자 순식간에 냉기가 감돌았다.

삼양사의 인천2공장에서 냉동생지가 만들어 지고 있다. (사진=삼양사)
◇“유럽산과 대등한 품질…비싼 가격에도 공급 부족할 정도”

삼양사가 이곳 인천2공장을 거점으로 냉동생지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 냉동생지는 빵 반죽을 성형·발효한 뒤 급속 냉동한 반제품으로, 매장에서는 굽기만 하면 갓 구운 빵을 낼 수 있다. 삼양사는 지난해 말 이곳 물류센터 4층에 연간 5000t(톤) 규모의 설비를 증설했다. 기존 파일럿 공장 대비 생산 능력을 4배나 키운 대규모 투자다.

양철호 삼양사 식자재유통BU장이 삼양사의 냉동생지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양사)
현장에서 만난 양철호 삼양사 식자재유통BU장은 국산 냉동생지의 ‘품질 격차’를 거듭 강조했다. 양 BU장은 “국내 냉동생지 시장의 60%가 수입품일 정도로 유럽산 선호도가 높지만, 삼양사 제품의 품질은 유럽산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며 “단순히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퀄리티를 공장에서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양사는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15~20%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고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양 BU장은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품질을 인정받아 구매가 꾸준히 이어졌고, 오히려 생산 능력이 부족해 공급을 못하는 상황이 수년간 지속됐다”며 “이번 증설은 그만큼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품질의 자신감은 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설비에서 나온다. 이날 라인에서는 24결 페이스트리 시트가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제품별로 온도와 두께를 0.1mm 단위로 제어하며, 스마트 해썹(Smart HACCP) 시스템이 전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식약처에 전송한다. 양 BU장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퀄리티를 자동화 공정으로 표준화했다”며 “냉동 생지는 그저 그런 제품이라는 편견을 깨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카페·편의점 공략…2027년 점유율 3배 확대 정조준

삼양사는 이번 증설을 계기로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에서 소형 카페와 편의점으로 채널을 전방위 확대한다. 특히 해동 후 바로 구울 수 있는 RTB(Ready To Bake) 제품 비중을 높여 인력난을 겪는 소규모 매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5% 수준인 시장 점유율을 2년 내 1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해외 시장은 내년 초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보폭을 넓힌다. 양 BU장은 “냉동생지는 베이커리 업계의 인력난과 품질 균일화 요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신공장을 발판 삼아 삼양사가 국내외 냉동생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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