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표와 미·중 회담의 이중주 [이정훈의 코인 위클리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0일, 오전 11:3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시장이 4주 연속으로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선 자금 유출입이 반복되고 있지만, 시장 전반의 매수심리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시장이 단숨에 더 치고 올라가기엔 8만달러대 매물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번주에도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중 정상회담이 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가상자산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3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23% 상승하며 8만600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간으로는 3.1% 정도 올랐다.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0.3% 가까이 올라 2320달러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현재의 상승 모멘텀은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가상자산시장 대규모 진입 덕분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수탁기관인 BNY멜론은 지난 7일 아부다비에서 규제 대상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최근 사상 최대 수준의 자금 유입을 기록하며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후 보유’ 전략이 시장에서 유통 가능한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창업자는 최근 ETF 자금 유입과 우호적인 규제가 결합될 경우 비트코인이 강세 시나리오상 25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법정화폐 리스크가 커지는 환경에서 점점 더 ‘희소한 디지털 원자재’로 기능하고 있다고 봤다.

또한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보유하는데엔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활용하는 투자자에겐 이자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자산 시장구조법, 이른바 클래리티법을 14일 처음으로 법안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디지털 토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명확히 구분하는 최종적인 규제 체계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그레이스케일 리서치는 초당적 시장구조법안이 올해 말까지 퍼블릭 블록체인을 주류 금융 인프라와 더 완전히 연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호재에도 비트코인이 8만달러 위에서 안착하기엔 다소 버거움이 있다.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 바닥이 형성됐다는 주장은 실제 시장 데이터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비트코인은 최소 8만8880달러를 회복하고 해당 수준을 유지해야만 바닥 형성 주장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립토퀀트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들이 손익분기점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단순히 그 가격대를 한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가격이 그 위에서 마감하고 유지돼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현재의 상승은 단순한 노이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이란 사태는 중요한 변수다. 현재 투자자들은 지난 금요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충돌로 취약한 휴전이 위협받은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전개 상황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시장은 현재 걸프 지역의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한 미국의 새로운 휴전 제안에 대한 이란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백악관은 테헤란이 이 제안에 “곧” 응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주 12일(현지시간)에 나올 4월 CPI는 향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변수다. 현재 월가는 4월 CPI가 전달 대비 0.6%,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상승을 점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유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대비 0.4%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도 한 기고에서 “에너지와 휘발유 가격, 항공료, 기술적 측정 효과 등이 일시적으로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CPI 발표 다음날인 13일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중요 지표다. PPI는 전달 대비 0.4%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QCP캐피털은 현재 무기한 스왑시장이 2027년 4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5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더 뒤로 밀려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통화긴축 전망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15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가장 관심을 끄는 주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까지 이란과 합의가 불발되면, 중국의 적극적인 관여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스콧 래드너는 “시장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일종의 데드라인처럼 생각했다”라며 “회담 시점까지도 해협이 닫혀 있다면 시장은 훨씬 더 긴 기간의 충격을 가격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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